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무역장벽에 몸살 앓는 배터리 업계… 한국산 배터리 수입액 5년째 '내리막길'

공유
3

中 무역장벽에 몸살 앓는 배터리 업계… 한국산 배터리 수입액 5년째 '내리막길'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자동차 배터리 시장도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자동차 배터리 시장도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배터리 시장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의 한국산 배터리 수입은 5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자국 기업 챙기기와 사드 보복 여파로 풀이된다.

3일 코트라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2011년 8159대에서 2015년 33만대로 껑충 뛰었다. 중국 시장은 2015년 전 세계 생산량의 69%(37만대)를 차지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의 급증으로 배터리 시장 또한 초고속 성장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0.66GWh(기가와트시) 수준이던 배터리 출하량이 2016년 28.04GWh로 늘었다.

중국의 배터리 시장은 무섭게 성장했지만 정작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 수입은 5년째 내리막길이다.

2012년 15억7598만5000달러였던 수입액은 이듬해 13억3436만8000달러로 15.33%나 떨어졌다. 이후 ▲2014년 12억3024만5000달러(-7.8%), ▲2015년 10억4152만4000달러(-15.34%), ▲2016년 10억190만8000달러(-3.8%)로 수입이 하락하는 추세이다.

이 같은 하락세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자국 기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비롯됐다. 중국 정부는 2012년 자국 전기차 제조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배터리 업계의 성장 발판을 만들어왔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 산업연구기관 오프위크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 배터리 업체 122곳 중 80% 이상이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보조금을 받아온 비야디(BYD)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1002억위안(약 16조원)을 기록했다.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까지 겹쳤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한·중 갈등이 격화됐고 중국은 노골적으로 한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에는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종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7차례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6월에는 6차 추천 목록에 중국 창청자동차가 만든 4개 모델 가운데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된 2개 차량이 포함됐으나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 2종은 목록에서 제외됐다. 두 배터리는 거의 같은 사양인데도 한국산 배터리란 이유만으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더욱이 국내 기업은 배터리 모범 규준 인증조차 받지 못하는 형국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해 6월 4차 배터리 모범 규준 인증 획득에 실패한 후 현재 5차 인증을 준비 중이나 심사 일정은 미뤄지고 있다. 설령 인증을 획득하더라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는 보장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현지 자동차 제조사들이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을 꺼려하면서 중국쪽 판매량이 줄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현지 공장 가동률이 한때 20% 밑까지 내려갔다. 양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생산량을 늘리고 유럽으로 남아도는 물량을 급히 돌려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배터리 생산법인 베이징 BESK테크놀로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내 배터리 셀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 역시 연기됐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