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폴 엘리엇 싱어가 설립한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퀄컴이 차려놓은 NXP 인수판에 뛰어들면서 인수 가격을 높이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라고 7일(현지시각) e-비즈니스 전문지 eWeek가 보도했다.
이어 "NXP의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믿고 있으며, 회사의 운영과 거래 전략에 관해 제시함으로써 입찰가를 높일 수 있도록 제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10월 퀄컴은 사물인터넷(IoT) 및 자율주행차량 분야에서 인텔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NXP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사의 실리콘 제품 범위를 확대하고 사물의 인터넷과 같은 신흥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해서다.
이후 퀄컴은 최초 380억달러(약 42조8070억원)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470억달러(약 52조9455억원)의 거액으로 변경해가면서 인수를 합의했으며, 이후 주주 동의 절차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퀄컴이 여러 건의 국제 소송에 휘말리면서 규제 당국의 승인은 계속 미뤄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80%의 주주로부터 인수 계약에 동의한다는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최근 엘리엇이 돌연 인수가를 높여야한다고 주주들을 부추기면서 퀄컴은 진퇴양난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당초 엘리엇이 인수판에 뛰어들었을 때 엘리엇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규모가 알려지지 않아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지 예상할 수 없었으나, 이번에 6%를 소유한 최대 주주로 밝혀지면서 자칫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