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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 긴장 속 美국채·엔화만 강세… 엔화환율 두 달 만에 109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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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 긴장 속 美국채·엔화만 강세… 엔화환율 두 달 만에 109대

뉴욕증시 급락… 다우 204포인트·나스닥 135포인트 하락
지정학적 우려에 안전자산 투자 몰리며 美국채가격·엔화 강세

화염과 분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 후 북한의 미국령 괌 포위사격 보도,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 가능성 시사 등 미국과 북한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와 엔화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20%로 하락하고 엔화환율은 2개월 만에 달러당 109엔대까지 떨어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화염과 분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 후 북한의 미국령 괌 포위사격 보도,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 가능성 시사 등 미국과 북한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와 엔화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20%로 하락하고 엔화환율은 2개월 만에 달러당 109엔대까지 떨어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미국과 북한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뉴욕증시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미국 국채와 안전자산인 엔화에 투자가 몰리며 국채수익률이 하락하고 엔화환율은 2개월 만에 달러당 109엔대까지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4.69포인트(0.9%) 하락한 2만1844.01에 장을 마쳤다. 이날 거래에서는 전쟁에 대한 긴장 고조를 반영하듯 금융·기술주 매도가 잇따랐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다우지수를 47포인트 끌어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135.46포인트(2.13%) 하락한 6216.87에 마감되며 낙폭을 키웠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5.81포인트(1.45%) 낮은 2438.2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던 뉴욕증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 보도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미국과 북한이 연일 강도 높은 비난 발언을 하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거래를 회피하고 안전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북한이)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국령인 괌 주변 30~40㎞ 해상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직접 타격하겠다는 견제 발언으로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지난 경고는 미흡했다”며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양국 간 긴장은 최고조로 달하고 있는 상태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역시 북한이 정권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그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무력동원 가능성에 주식시장에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24일부터 7일까지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7일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9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익 확정 매도가 나오기 쉬운 상황”이라며 “북한 정세가 미국 주식시장에 휴식기를 주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나스닥지수 대표 주자인 애플·아마존·페이스북·알파벳(구글) 등 ‘팡’(FANG)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한편 주식보다 가격 변동이 작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에 자금이 몰리면서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이에 따른 미·일 금리차 축소에 엔화 매수·달러 매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2.20%로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월 2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북한 리스크에 엔화는 달러당 110엔 선이 무너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87엔(0.8%) 하락한 달러당 109.20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엔화가 109엔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14일 달러당 109.58엔을 찍은 후 2개월만이다.

시장에서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북한 정세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며 저금리로 투자자금이 조달 가능한 통화인 엔화 매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은행은 11일 발표되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환율 흐름을 바꿀 수 있지만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7월 고용지표 호조는 호조를 보였지만 임금상승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소비자물가까지 둔화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7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장기금리 하락이 달러 매도와 엔화 매수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