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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메이커, 실수요-유통 판가 이원화 추진…유통업계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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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메이커, 실수요-유통 판가 이원화 추진…유통업계 ‘적반하장’

- 철근메이커, 수익 확보위해 유통 판매가격 조정 가능성 커…유통업계, 적반하장 ‘분통’

제강사의 철근 판매가격이 실수요와 유통으로 이원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향 판매가격 인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관련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제강사의 철근 판매가격이 실수요와 유통으로 이원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향 판매가격 인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관련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윤용선 기자] 철근 판매가격을 실수요와 유통으로 이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철근 메이커는 최고의 호황기를 보내고 있지만 적자(赤字)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수익 개선을 위한 판매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메이커 측 입장이다.
- 고철가격 급등에 적자 위기에 몰린 철근메이커

국제 고철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의 철강 수요 증가와 함께 철광석 원료탄 등 원료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고철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국제가격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영남지역 철근메이커는 8월 들어 국내 고철 구매가격을 t당 3만5000원 인상했다. 고철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

지난 2분기 철근 전문 메이커의 영업이익률은 8~1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익률 8%로 계산하면 t당 5만~6만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그러나 3분기 기준가격이 t당 2만원 하락했으며, 고철 구매가격은 t당 3만5000원이 높아졌다. 표면상 철근메이커는 3분기 수익을 기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건설사 가격은 몰라도 유통향 판매가격은 올리자 ‘제강사 한목소리’

시중에는 국내산 철근 거래가격이 t당 65만원(현 63만원)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소문의 진원지는 유통이 아닌 제강사이다. 제강사 관계자들이 유통시세가 t당 65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철근 유통 마감가격은 기준가격(건설사향) 마이너스 t당 1만원이다. 현대제철 기준으로 t당 60만5000원인 것이다. 그러나 제강사는 t당 65만원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유통향 마감가격이 변동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8월중 철근 유통가격이 변동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이달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으며, 분기 가격을 제시한 현대제철 이외에 월별 가격을 제시했던 철근메이커 중 누구도 8월 마감가격을 제시한 메이커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철근 유통향 마감가격은 9월 변동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예상이다.

- 제강사 스스로 발등 찍고 판매가격 이원화(?) ‘철근 유통업계 분통’

지난 2분기 철근메이커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10% 수준이지만 일부 메이커는 15%에 육박하는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메이커별로 수익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제강사별 엇갈린 수익의 원인은 어떻게, 무엇을 팔았느냐와 직결됐다. 낮은 수익을 기록한 철근메이커들은 가공철근 판매량이 높았다. 반면 높은 수익을 기록한 메이커는 SD500 SD600 등 고급 강종의 생산량이 많았으며 가공 철근 수주량은 낮았다.

이달에도 한 건설현장의 가공 물량이 기준가격 마이너스 6만원에 한 제강사로 낙찰됐다. 철근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왜 저가 수주가 멈추지 않는지 관련업계 모두가 의문시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저가 수주를 한 곳이 유통이 아닌 메이커라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이커의 저가 판매는 지속되고 있다. 메이커가 적자위기에 몰린 것도 가공철근의 저가 수주가 문제인 것은 업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며 “메이커 스스로 적자를 탈피하려는 노력 없이 애꿎은 유통의 불확실성만 크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철근가격이 실수요와 유통으로 이원화 할 경우 철근 유통업계의 불만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시세가 기준가격보다 월등히 높아질 경우 건설사는 제강사와 직거래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제강사가 유통업계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윤용선 기자 y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