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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쓸쓸한 창립 ‘56돌’…기념식 대신 ‘휴무’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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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쓸쓸한 창립 ‘56돌’…기념식 대신 ‘휴무’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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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쓸쓸한 창립기념일을 맞았다.

전경련이 16일 창립 56주년 기념일을 맞은 가운데 별다른 기념식 대신 휴무로 대체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여진으로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창립기념일 자축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전경련 측은 “별도의 행사나 대외 메시지 없이 조용히 휴무로 대체하고 있다”면서 “예년에도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았으나 지금은 더더욱 대외 여건상 창립기념일을 거론조차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경제계 안팎으로 ‘전경련 패싱(passing·배제)’ 현상은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경제계 대변인 역할은 대한상공회의소로 넘어간 지 오래고, 경제개혁 정책 논의에서 소외된 것은 물론 지난달 진행된 대통령과 재계 총수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배제되면서 전경련이 설 자리는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에 따르면 잇단 회원사 탈퇴에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인력 이탈로 인한 재원 부족 사태까지 더해져 사면초가에 놓인 분위기다.

앞서 전경련은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고자 지난 3월 환골탈태를 꿈꾸며 고강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내고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조직 개편을 선언했다. 무엇보다 50년간 이어온 ‘전경련’이란 이름을 버리고 ‘한국경제인연합회’로 개명 선언까지 했다.

하지만 전경련은 아직 간판조차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전경련은 새 정부의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명되면 정관변경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청을 허가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명 신청을 할 경우 전경련 해체 여론이 다시 떠오를까봐 망설이고 있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인력 이탈 등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창립 기념일 날 해체 위기를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