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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발목잡힌 美연준… 12월 금리인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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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발목잡힌 美연준… 12월 금리인상 가능할까

JP모건 “12월 금리인상 확신” 반면 시장은 갸우뚱… 엔화 강세 전망

지난주 '북한 리스크'에 이어 이번주에는 '트럼프 리스크'가 뉴욕증시를 흔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리스크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신중론까지 블거지며 시장에서는 9월 자산축소·12월 금리인상 차질은 물론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율 하락으로 핵심정책이 좌절돼 금융·외환 시장 불안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 사진=로이터/뉴스1
지난주 '북한 리스크'에 이어 이번주에는 '트럼프 리스크'가 뉴욕증시를 흔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리스크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신중론까지 블거지며 시장에서는 9월 자산축소·12월 금리인상 차질은 물론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율 하락으로 핵심정책이 좌절돼 금융·외환 시장 불안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최근 미국의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로 연준 내부에서 추가 금리인상 신중론이 확대되고 있다고 알려지며 투자가 주춤한 상황에서 이번엔 ‘트럼프 리스크’가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17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4.14포인트(1.24%) 하락한 2만1750.73까지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23.20포인트(1.94%) 하락한 6221.9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38.10포인트(1.54%) 낮은 2430.01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연준의 7월 FOMC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물가 반등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보유자산 축소를 포함한 금융 정상화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다우지수는 4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지난주 북한 리스크 고조로 하락한 분량의 70% 가까이를 되돌린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물가 전개가 이어지며 금리인상 연기를 주장하는 위원들이 속출했지만 오히려 ‘시장 친화적’인 연준의 모습이 부각되며 뉴욕증시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뉴욕증시 하락을 저지한 반면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유혈 폭력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이에 따른 주요 기업 간의 갈등이 매입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다우지수는 하룻새 274포인트나 빠졌다.

미국 경제 변화에 가장 민감한 일본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신중론에 실망을 표하며 긴장에 빠졌다. 시장이 전망하는 ‘9월 자산축소·12월 금리인상’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닛케이지수는 물론 안전자산인 엔화환율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사록 발표 후 50% 수준이었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40%로 급격히 하락했다. 여기에 유로존의 출구전략 기대감도 줄어들면서 17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65포인트(0.14%) 하락한 1만9702.6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의 추가 금리인상 확률 축소 전망이 잇따르자 JP모건은 17일 “시장 판단과는 달리 인플레가 연준의 목표치(2%)에 접근하고 있다”며 “12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은 연준의 양대 정책 목표인 물가안정·고용확대 중 노동시장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확대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WSJ은 일반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지만 안정적인 고용환경에도 불구하고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일본 증권시장에서도 뉴욕증시처럼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1만9471.27에 거래를 시작한 닛케이지수는 소폭의 종일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2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36.44포인트(1.20%) 하락한 1만9466.19에 거래 중이다.

엔화환율 역시 변동이 거세다. 현재 엔화환율은 달러당 109.39엔에 거래 중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정권의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공화당 내 지지율 하락으로 핵심정책 추진이 좌절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주요 기업 전문경영인(CEO)들로 구성된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2개가 해체 위기에 놓인 데다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임설까지 나돌며 정치 리스크가 금융·외환 시장 불안을 고조시키는 모양새다.

닛코에셋매니지먼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정책이 좌초될 경우 미·일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예산 통과가 중단될 경우 정부기관 폐쇄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감세정책이 불발될 경우 소비 침체와 저물가가 이어지고, 결국 엔화 강세·달러 약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적어지고 있지만 금융정책 정상화 움직임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일 금리차가 확대되며 엔화환율이 달러당 108엔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