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5주년’ 무역협회 “한-중 관계, ‘변곡점’에 서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1992년 수교 이후 25년 간 교역, 투자, 인적 교류 등 다방면의 협력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한∙중 관계가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 기조 변화와 양국의 정치∙외교적 갈등으로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은 중국 진출에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한∙중 수교 25주년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간 상품교역의 경우 1992년 64억달러에서 2016년 2114억달러로 약 33배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교역 증가(4.2배)를 뛰어넘는 수치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

결과를 입증하듯 지난 1992년 우리나라의 5위 교역국이었던 중국은 2004년 1위 교역국으로 올라선 뒤 지금까지 최대 교역국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서비스교역도 1998년 27억달러에서 2016년 369억달러로 약 13배 이상 늘어 같은 기간 전 세계 서비스교역 증가세(3.5배)를 크게 웃돌았다. 투자에서는 양국 간 투자 규모가 1992년 2억달러에서 2016년 60억달러로 폭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중 간 인적 교류도 활발해졌다. 1992년 70만명 수준이던 양국 간 방문객 수가 2015년 1042만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으로 2017년 상반기 한국의 대중국 투자 및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각각 46.3%, 32.3%로 감소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방한 중국인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0%나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최근 한∙중 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및 중국의 내수 중심의 성장 기조 등을 감안할 때 향후 한∙중 간 교역 및 투자 증가세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교역의 경우 향후 5년간 한국의 대중국 교역 증가율은 연평균 5.7%로 과거 10년 평균 증가율(7.0%)보다 약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중 간 서비스교역은 한∙중 FTA 서비스 협상이 원만히 타결될 경우를 가정할 때 10% 내외의 증가가 기대된다.

투자 분야의 경우 향후 중국의 중속(中速) 성장시대 진입과 사드 갈등에 따른 한국 기업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무역협회는 한∙중 수교 이래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은 대중국 진출에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는 "중국 서비스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섬에 따라 진입 장벽이 낮고 수요가 많은 생활서비스 분야에 우선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며 "급성장세의 중국 내수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시장에 기반한 상품을 개발하고 젊은 세대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4차 산업혁명 발전에 발맞춰 경쟁 우위 분야인 콘텐츠 수출을 늘리는 한편 중국의 창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 기업들은 과거 우호적 관계에만 의존한 비즈니스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제도 및 규제에 입각한 선진 경영기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게 무협 측 주장이다.

국제무역연구원 박진우 수석연구원은 “한∙중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해 성장했으나 최근 중국의 급변한 경제성장 기조와 외교안보 마찰로 양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며 “기존 중간재 중심 가공무역 일변도의 수출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소비재 수출 비중을 늘리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