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매도·엔화 매수 움직임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신임 투표 결과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시간 1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전격 경질 소식이 전해지며 소폭 상승세를 탔다.
하락세였던 다우지수는 물론 달러가치도 반전됐지만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22포인트(0.35%) 하락한 2만1674.5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각각 5.38포인트(0.09%), 4.46포인트(0.18%) 떨어진 6216.53과 2425.55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우선주의 정책 지지자인 배넌이 극우 성향의 온라인 언론 브라이트바트 뉴스 회장직에 복귀해 ‘경제민족주의’의 수위를 올릴 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배넌이 자신의 경질로 트럼프의 대통령직이 끝났다고 주장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거대한 운동을 할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뭔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을 떠났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계 플레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배넌 결질이 트럼프 지지층의 반발을 초래해 장권 붕괴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오히려 ‘지지층의 동정표 결집’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불확실성’이 빈번히 발생하고 시장은 리스크 회피에 나서겠지만 단기적 급등락에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닛케이지수 하락이나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등 금융·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려도 이후 반전이 일어나기 쉬운 시장 구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불확실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정책을 신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참석하는 잭슨홀 정례회의(잭슨홀 미팅)에서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 주목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이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자산축소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적 의견을 밝히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플레 침체와 노동시장·자산가격 과열 등에 대한 발언에 시장이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만에 참석하는 드라기 총재에게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최근 양적완화 축소·종료를 시사하는 발언이 급격한 유로 강세를 초래해 발언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글로벌 주식시장의 주가 하락과 엔화 강세가 이달 중 변동을 보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장은 9월 FOMC 회의 후 금융·외환시장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지켜보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