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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에 '오락가락'…건설사 해외 수주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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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에 '오락가락'…건설사 해외 수주의 '빛과 그림자'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심각한 만큼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5일 SK건설이 이란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사업 수주에 성공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SK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심각한 만큼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5일 SK건설이 이란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사업 수주에 성공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SK건설.
[글로벌이코노믹 조항일 기자] 8·2 부동산 대책으로 국내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잇단 해외 수주 낭보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수주 대부분이 중동지역으로 한정돼 향후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개선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은 176억6000만달러(약 20조109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2억7000만달러(약19조6653억원)와 비교하면 2% 정도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해외 수주 실적은 281억9000만달러(약 32조570억원)였다.
최근 수년간 저유가가 계속되면서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건설사들은 올해 초 유가 상승으로 여유가 생긴 중동 국가들이 플랜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쏟아내며 숨통이 트였다.

실제 올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수주 실적은 90억5100만달러(약 10조3045억원)로 전체 수주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저유가 사태로 같은 기간 55억2900만달러(약 6조2947억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6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대우건설·삼성ENG은 오만 두쿰 정유설비(약 3조원 규모), SK건설은 이란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약 1조원 규모) 등 해외수주에 성공했다.

문제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동지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 반면 아시아, 태평양, 중남미 이외 지역에서는 오히려 실적이 지난해보다 저조했다.

실제 올해 아시아 수주실적은 77억5800만달러(약 8조820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억345만달러(9조999억원)보다 낮았다. 태평양, 중남미, 유렵 등 국가에서도 모두 지난해보다 실적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국내 건설사들이 그동안 해외 수주에서 중동시장이 텃밭이 된 것은 가격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 건설사들이 국내 건설사들보다 더욱 낮은 가격에 수주를 해 이 부문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건설사들은 단순 도급 형태의 공급은 많지만 수익률이 떨어진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투자를 강화해야만 질적 측면의 수익률도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쉽사리 체질을 개선하지 못하는 현실을 하소연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질적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추가 자금을 투입해 결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 정부 대책으로 국내 주택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 뻔한데 업계가 체질을 개선할 여유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21일(힌지시간) 기준 2%대 하락하면서 건설사들의 하반기 해외수주도 먹구름이 예상된다.


조항일 기자 hijoe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