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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SPC삼립, '살충제 달걀' 리스크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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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SPC삼립, '살충제 달걀' 리스크 어떻게 봐야 하나

실적에 영향 끼칠듯 하나 아직 단언하기 어려워
증권업계에서 아직 본격적으로 리포트 안나와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하향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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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살충제 달걀 파동이 불거진 가운데 SPC삼립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 주가가 6.65% 하락 마감했다. 이후 이틀간 반등하며 대체로 낙폭을 회복했지만 투자심리가 완연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에 따른 공매도 거래 금지 효과가 주가를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불거진 뒤로 SPC삼립 관련 리포트는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이번 파동에 따른 실적 등의 영향을 단적으로 분석하기는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추정을 어렵게 한다.

제빵주인 SPC삼립이 이번 사태에 엮여들어간 것은 달걀이 빵을 만드는 주 원료이기 때문이다. 달걀은 수많은 먹거리에 함유되는 식품이다. 다양한 가공식품에 달걀이 들어간다. 성분표를 찾아보면 과자, 라면(면발 부분), 일부 화장품 등에서도 달걀이 함유됐음을 알 수 있다.

제과제빵에 들어가는 주요 재료 중 하나가 달걀이다. 정부의 조사 결과 식품제조업체 두 곳에 제품 원료로 부적합한 농장의 달걀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SPC삼립의 자회사 중 하나인 에그팜은 빵의 원료인 액상 달걀을 제조, 공급하는 난가공 전문회사다. SPC삼립은 자사의 달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는 싸늘하다.

그간 국내 달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앞날을 예단하기는 어렵게 됐다.

끊임없이 살충제 달걀이 쏟아지며 21일 현재 검출된 농장이 전국 52개로 늘었다. 어디까지 늘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7%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고, 2013년 이후 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줄었다. 이는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달걀 가격 상승 부담, 식품소재 및 유통부문의 외부 거래처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청주 신공항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발생 등이 주 원인으로 해석된다.

지난 분기도 부진했지만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높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은 5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0%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20.8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본격적으로 증권업계에서 리포트를 발간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조류인플루엔자에 고평가 논란까지 이겨냈지만 이번엔 살충제 달걀이다. 다행인 점은 조류인플루엔자 때처럼 달걀값이 폭등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다만 문제는 소비자가 구매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살충제 달걀 건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현 시점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투자지표


SPC삼립의 올해 반기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무비율을 계산해보면 전반적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은 낮다. 수익성은 평이한 수준이다.

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분기 말 기준으로 77.14%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유동성은 크다. 일반적으로는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라 본다.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56.39%다. 2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부채는 4175억원이며 자본총계는 267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수록 좋다.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30.27%다. 영업이익(159억원)이 금융비용(이자비용, 5억2377만)보다 훨씬 많다.

지표상 유동비율과 부채비율 등이 떨어져 보이는 이유는 이 회사가 대규모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인 제빵사업을 주 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장성 비율을 보면 대체로 부진하다. 매출액 증가율은 10.21%인 반면 영업이익 증가율은 -11.73%다. 이는 이 회사가 2분기에 조류인플루엔자 파동 등으로 인해 원가가 급등했고, 매출액 증가와는 별개로 실속이 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8.80%다. EPS는 1주당 이익을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증가율이 높을수록 통상적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가치는 올라간다.

수익성은 높지 못하다. 영업이익률은 3.02%다. 이 회사의 분기 매출액은 5000억원대이나 영업이익은 10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회사의 영업활동 수익성을 뜻한다. 높을수록 좋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6.38%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1.76%다. ROA는 연율화 과정 없이 보수적으로 구한 수치다.

■ 기업개요와 지분분석



SPC삼립은 1945년에 고 허창성 명예회장이 세운 상미당을 모태로 한다. 제과점에서 시작해 크림빵, 삼립호빵, 보름달 등을 통해 양산빵 시장을 제패했다.

허 명예회장은 장남인 허영선 전 SPC삼립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차남인 허영인 회장에게는 샤니 경영권을 넘긴다. 삼립은 1997년 외환위기 시절 부도를 맞아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다만 김국진의 캐릭터를 활용한 국진이빵이 대히트 하며 간신히 버텨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허영인 회장은 샤니를 기반으로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31, 던킨도너츠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세를 불린다. 허 회장은 200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립식품을 인수해 국내 최고 제빵 업체로서의 위치를 굳힌다.

2017영업연도 반기 보고서 기준으로 SPC삼립의 종속회사는 밀다원, 비엔에스, 에그팜, 그릭슈바인, SPC GFS, 상해 SPC 무역유한공사, 샌드스마일 등이 있다. 자회사를 포함해 크게 제빵사업, 식품소재사업, 식품유통사업, 프랜차이즈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액은 식품유통사업부문(5548억원)이 가장 크나 영업이익은 제빵사업부문(137억원)과 식품소재사업부문(118억원)의 규모가 크다. 식품유통사업부문은 사이즈는 크나 영업이익은 22억원을 기록,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으로 지분 40.66%를 보유 중이다. 파리크라상은 SPC그룹의 지주사로 SPC삼립, 샤니, SPC, 비알코리아를 지배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허영인 회장의 지분은 9.27%에 불과하다.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이 각각 지분을 11.47%, 11.44%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이 72.83%에 달한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