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2일 밤 애리조나 주 연설에서 “만약 멕시코 국경 지역의 장벽 건설을 위해 정부를 폐쇄해야 하는 사태가 되더라도 건설할 것”이라며 재차 예산 배정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하락했다”며 “채권시장에서도 미국 국채 매수가 이어지며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증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며 이날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2.17%까지 떨어졌다.
달러 가치도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9포인트(0.42%) 하락한 93.07까지 뚝 떨어졌다.
반면 엔화환율은 24일 시작되는 잭슨홀 정례회의(잭슨홀 미팅)에 대한 기대감에 오히려 상승했다. 엔화환율과 가치는 반대로 환율 상승은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달러당 109.04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떨어지며 한때 108엔대를 보였지만 오전 10시께 급격히 상승, 오후 4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24엔(0.22%) 오른 달러당 109.28엔에 거래 중이다.
노무라증권은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승승장구했던 미국 증권·외환시장 분위기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다시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과 북한 핵·미사일 도발 문제 등 지정학·정치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시장에는 큰 변동이 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즈호증권 역시 “만약 미국이 셧다운에 들어갈 경우 경기·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달러 하락 압력이 일시적으로 끝나 대폭적인 엔고가 진행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는 9월 30일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10월 1일부터 미국 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다”며 “부채 상한 한도 조정과 예산안 통과 등 중요한 경제 일정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일시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셧다운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달러 약세 국면이 오히려 저가 매수의 호기”라고 강조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