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란빠야는 2001년에 생산을 개시한 필리핀의 유일한 가스전으로, 향후 10년 안에 거의 고갈 상태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마란빠야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의 98%는 북부 루존에 있는 3개의 발전소에 보내지고 있으며 섬 전력의 5분의 1을 충당하고 있다. 국가전력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국 전원 구성비에서 천연가스의 비중은 21.9%로 2003년 28.8%에서 상당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그나마 다행이다.
개발 당국은 마란빠야의 생산은 2020년대 중반 이후에도 계속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새로운 매장량이 발견되지 않는 한 천연가스의 전력 구성비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추가 증산 전망이 서지 않는 한 해외에서 LNG를 조달해야 할 필요성도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필리핀의 유망한 천연가스 및 석유 광구는 마란빠야외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BMI 리서치는 그러한 광구들이 대부분 중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해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개발이 곤란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남서부 팔라완 섬 앞바다에는 마란빠야의 3배 이상에 해당하는 추정 매장량 8000억~2조7000억㎥의 천연가스 광구도 존재하지만, 개발은 양국의 충돌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중단한 상태다. 자칫 서두르다가는 지금까지 쌓아온 중국과의 유대관계가 깨질 염려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필리핀 정부는 남중국해의 자원에 대해 중국과의 공동 자원 개발의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BMI 리서치는 이러한 움직임 또한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