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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완다, 잇단 악재속 상반기 실적 선방했지만... 호텔 등 자산매각으로 의혹만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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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완다, 잇단 악재속 상반기 실적 선방했지만... 호텔 등 자산매각으로 의혹만 '눈덩이'

중국 대기업 연이은 규제에 휘청 안팡, 르에코, 완다, 쑤닝 등 지속 확대

중국 최대 부동산 거부 완젠린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이 당국의 규제와 자금난 등 각종 구설수에 휘말려 휘청이고 있다. 자료=완다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부동산 거부 완젠린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이 당국의 규제와 자금난 등 각종 구설수에 휘말려 휘청이고 있다. 자료=완다그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거부 왕젠린(王健林)이 이끄는 복합 기업 다롄 완다그룹에 대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왕 회장이 출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는 해외 매체의 보도가 나온 후 중국 매체들은 즉시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으며, 완다 측은 악의성 보도를 퍼트린 매체를 고소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는 등 상황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완다그룹의 자회사 완다시네마(万达电影)는 이런 와중에 28일(현지 시간) 밤 '2017년 상반기 실적'을 보고했다. 완다시네마는 상반기 2016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66억1500만위안(약 1조1195억원)의 영업 이익을 실현했다. 순이익 또한 8억8700만위안(약 1501억원)으로 연간 성장률은 10.26%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당국의 압박 수위가 고조됨에 따라 해외사업과 주가에도 영향이 확대되어 기본 주당 순이익은 0.76위안(약 128.62원)에 그쳤다. 당국의 규제 조치로 금융권 대출 금지로 인해 계획했던 M&A와 투자 계획은 대부분 철회되고 있으며, 자산 매각 소식과 함께 각종 구설수에 오른 것 치고는 그나마 선방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완다그룹과 왕젠린 회장에게 따라붙은 무수한 의문과 추측은 사그라들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보여온 완다의 행보나 중국 당국의 규제가 전혀 사실무근이 아니며, 해외로 유출되는 자산이 외환보유고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그동안 파죽지세로 몰아붙인 M&A 전략을 긴급히 수정하기에 이른 것은 모두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 호텔·문화·관광 사업 등 자산 매각, 스스로 의문 부추겨


7월 완다는 호텔 77개를 푸리(富力)부동산에 매각함과 동시에 중국 내 13개 부문 문화· 관광 사업과 76개 호텔을 수낙차이나(Sunac中国)에 매각했다. 하얼빈 북부 도시에서부터 남쪽 쿤밍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국가급 대규모 문화·관광 사업 지분 91%를 295억8000만위안(약 5조61억원)에, 102개 호텔 중 76개를 336억위안(약 5조6864억원)에 판매하는 등 총 매각 규모는 631.8억위안(약 10조6926억원)에 달했다.

왕 회장은 이번 거래에 대해 "판매 수익금은 대출을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이번 거래를 통해 회사의 부채 비율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다는 올해 말 전에 모든 은행 대출을 갚을 것"이라고 자산 매각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리고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완다는 사업 전략을 영화와 TV, 스포츠, 여행, 아동 엔터테인먼트, 인터넷, 금융 및 기타 혁신적인 사업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안팡보험그룹을 포함해 르에코, 하이난항공그룹, 푸싱인터내셔널, 로소네리그룹, 쑤닝그룹 등 해외 M&A와 투자를 추진했던 중국 기업들에게 대출상황을 점검하며 금융 리스크 통제를 강화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의심은 완다그룹으로 향했다. 사실 중국 정부가 원한 것은 해외 자산 처분이었기 때문에, 국내 자산을 처분하는 완다의 행보는 납득하기 힘든 변명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결국 중국 금융 당국은 각 은행에 대해 완다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6개 해외 투자 인수 방안에 대한 대출을 즉시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로인해 완다그룹은 중국 국내 금융 기관에서 해외 인수를 위한 자금을 차입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완다그룹은 자산을 매각하는 진정한 목적은 "해외 인수 제안을 완료시키고 싶은 것일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목소리는 곧 수그러들었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푸어스(S&P) 또한 자산 매각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완다그룹에 대해 재무 레버리지와 현금 흐름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산하 부동산 자회사인 다롄완다쇼핑의 본토와 홍콩 2개 법인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중국 내에서는 완다그룹이 자산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중국 A주식 시장에 재상장하려는 이유 때문"이라는 견해를 나타내는 전문가가 많았지만, 해외 매체들은 중국 부호와 대기업에 대한 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로 자산을 도피시키려는 이전설로 몰고 갔다.

S&P는 이러한 완다그룹의 매각 활동과 A주식 시장 상장에 미치는 영향이 불분명하며, 오히려 완다그룹이 자산 매각 후 부동산 사업 매출액과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면서 그룹 전체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S&P는 채무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완다상업과 완다홍콩의 채권 장기 신용 등급을 낮춘 바 있다.

■ 투자 명목으로 해외 자산 반출 사례 증가


최근 안팡보험과 르에코 등 중국 대기업들의 연이은 자금난이 이슈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본을 의심하면서 통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완다그룹까지 가세하면서 국민들의 의혹은 더욱 부풀려졌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 대변인은 지난 7월 18일 정기 기자 회견에서 "기업에 대한 경영의 합리적 투자를 요구함과 동시에 자본 유출과 투자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국영방송 CCTV는 발개위와 싱크탱크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부 기업의 불합리한 해외 투자를 문제시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방송에서는 중국 정부계 싱크탱크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출연해 "중국 내에서 실력도 경험도 없는 기업이 해외 투자 활동을 하고 문제를 일으켜 중국의 이미지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비합리적인 해외 투자에 대해 주시한 결과, 대부분이 생산∙판매 등 사업 확대 목적이 아니라 자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려는 행위의 방패 역에 해당되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외화 자본의 과도한 유출은 환율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며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 시장 등에서도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자본을 해외로 빼돌리려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다.

최근의 조사에서 중국 내 많은 부유층들이 해외 이민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중국 내에 있는 자본은 개인 소유라기보다 정부가 원할 때 언제든지 몰수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장치로 해외 도피를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규제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고, 기업은 차마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