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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택시운전사’ 천만 관객‥디지털시대 영화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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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택시운전사’ 천만 관객‥디지털시대 영화 소비

뉴미디어부 라영철 부장
뉴미디어부 라영철 부장
장훈 감독의 영화 ‘택시운전사’가 올해 한국영화로는 첫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 ‘택시운전사’가 지난 2일 개봉한 이래 19일 만에 관람객 천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모처럼 듣는 영화계의 희소식이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취재하려는 독일 기자를 광주까지 태워다 준 택시기사 김시복 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택시운전사’는 그 시절을 겪지 못한 세대에는 큰 반향을, 그 시절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세대들에는 아픔과 울림을 전한다. 이는 ‘택시운전사’ 흥행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영화가 흥행하려면 ‘이슈를 만들어내라’는 말이 있다. 이슈를 만들어내면 미디어의 주목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때문이다.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판매금지와 5·18 당시 군의 광주 폭격 계획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택시운전사’ 흥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산업혁명과 테크놀로지의 발달이라는 근현대사에 탄생한 주요 예술이다. 그럼에도 ‘사업’, ‘산업’ 혹은 ‘상품’이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예술로서의 영화’와 ‘상품으로서의 영화’는 동반자 관계를 보인다. 영화는 도전적인 예술가들의 노력과 기술적인 발명, 그리고 사업적인 마인드가 결합돼 그 누구도 부인 못할 만한 대중문화의 꽃으로 성장했다. ‘관람과 평가’라는 문화 행위는 물론, 일상의 놀이로서도 우리 삶에서 문화 만들기와 수용의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영화제는 관객이 영화를 보고 즐기는 대표적인 축제 문화의 장이 됐다. 영화는 배급이라는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대중에게 선보인다. 영화관 상영이 종료된 후에는 DVD로 출시되거나 유료 케이블TV 또는 IPTV, 지상파 텔레비전에서 방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 시장에 판매되기도 한다. 한편의 영화가 여러 미디어를 거치면 부가가치를 높여 이익을 연속적으로 창출한다. 디지털 기술을 동반한 매체 혁명은 영화를 가장 유망한 산업인 콘텐츠 산업의 핵심적 지위에 올려놨다. 매체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고 매체가 다양해졌다는 것은 영화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영화 시스템은 대단위 자본과 스타 시스템의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영화는 투자손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 상품이다. 영화의 라이프 사이클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개봉 첫 주말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사실상 흥행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게 된다. 이제부터 디지털시대 영화 산업의 위험요소를 해결하고 내실을 다져야한다. 시청자의 눈길을 끌 작품을 만들려고 제작사들은 노골적인 성 표현과 폭력적 해법에 치중하게 된다. 영상물에 대한 등급제가 마련됐지만, 방송이 아닌 통신영역인 인터넷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다. 불법 다운로드 단속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불법적인 콘텐츠 소비에 대한 국민 의식을 전환케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뉴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시스템에 익숙한 관객의 소비 형태를 합법적인 저작권 이용으로 전환하게 하는 사업 모델 개발도 절실하다.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책임과 윤리의식 역시 병행돼야 한다. 영화 제작자 외에 소비자에게까지 책임과 윤리는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