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석탄 생산과 유전 시추 확대를 통해 미국을 세계에서 으뜸가는 에너지 수출국으로 만들고 싶은 의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텍사스 홍수로 미국의 정유 능력의 16% 정도가 차질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 내 석유 생산을 확대하고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선거 중에는 석탄 산업의 부활을 약속하고, 4월에는 미국 해저 유전 굴착을 확대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5월에는 미국의 전략석유비축량의 절반을 매각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재 셰일오일 혁명 덕분에 원유와 천연가스는 남아돌고 있는 상태다. 만약 이것들을 연료로 바꾸는 인프라가 작동하지 않으면, 이 풍부한 공급도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유 집중 지역이다. 초기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정유시설 폐쇄는 예방적인 조치였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까지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호우는 지속되고 있어 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미국 기상청의 예보에서는 허리케인은 9월 1일까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두 주의 걸프 부위를 지나면서 강우량은 곳에 따라 최대 50인치(127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투자은행 튜더 피커링 홀트튜더 역시 조사를 통해 "최악의 경우 미국 정유 능력의 30%가 일시적으로 상실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송에 문제가 없다면 다른 지역의 정유 능력이 이를 보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로가 침수 당하고 지역의 파이프라인이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미약한 실정이다. 결국 원유는 몇 주 동안 텍사스에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기후 변화에 의해서 텍사스 주의 강우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허리케인은 갈수록 세력을 더해 멕시코 걸프 해안의 수위는 10년 사이에 약 2인치(50.8㎜)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트럼프는 "기후 변화 위협과 텍사스의 석유 수송 인프라에 손뼉을 치는 편이 상책"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