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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짝퉁제품 꿈도 꾸지마"... 완전차단 '럭셔리 파빌리온' 오픈 고급유저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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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짝퉁제품 꿈도 꾸지마"... 완전차단 '럭셔리 파빌리온' 오픈 고급유저에 '러브콜'

짝퉁과의 전쟁, 지재권 침해 방지 강화 의지와 '일맥상통'

알리바바가 짝퉁을 완전 차단한 새로운 포탈사이트 '럭셔리 파빌리온'으로 고급 브랜드와 고급 유저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자료=알리바바이미지 확대보기
알리바바가 짝퉁을 완전 차단한 새로운 포탈사이트 '럭셔리 파빌리온'으로 고급 브랜드와 고급 유저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자료=알리바바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짝퉁 온상' 중국 대륙에서 짝통 몰아내기에 발벗고 나섰다.
알리바바는 8월 31일(현지 시간) 항저우 시시공원(西溪园区)에서 개최된 알리바바 데이터 혁신 서밋에서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짝퉁을 몰아내고 고급 브랜드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럭셔리 파빌리온(luxury pavilion)'이라는 명품 특별 포털 사이트를 론칭하기로 했다.

그동안 알리바바는 자사 사이트에서 짝퉁 제품을 없애기 위해 불법 업체를 단속하는 추적 기술에 투자하고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대응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알리바바 사이트는 여전히 가짜로 넘쳐나고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알리바바에서 텐센트로 옮겨가 불법 영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근본적인 단속 불가능해 새 포털사이트 '럭셔리 파빌리온' 오픈


알리바바 사이트에서 불법 업체를 완전히 단속하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알리바바가 판매자의 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티몰의 모든 제품에 대한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 또한 티몰은 대량 판매가 특징이기 때문에 다양한 카테고리에 무수히 많은 브랜드와 유통 업체가 입주하고 있다. 성인용 맥주 브랜드에서부터 유아용 기저귀 브랜드까지 어떤 브랜드와 명품이 줄을 서게 될지 모른다.

결국 알리바바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관한 클레임을 제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대폭 개선할 수밖에 없었다. 보고 과정을 간소화하고 인원을 늘리는 한편, 클레임에 대한 응답 시간을 기존의 1주에서 24시간까지 단축시켰다. 그리고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해 아예 고급 상품 쇼핑 포털을 만들자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알리바바가 짝퉁 시장 대응책으로 내놓은 럭셔리 파빌리온은 그동안 각종 브랜드 및 소매 업체, 그리고 짝퉁업자 등 티몰 주민들이 혼잡하게 섞여 북적 거리는 장소와 일정 거리를 두게 된다. 말하자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한 티몰의 ‘별도 거점’인 셈이다.

럭셔리 파빌리온은 알리바바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일부 고객의 접근을 제한하는 독특한 포털사이트다. 과거 구매 이력이나 티몰에서 상위 구매자에게만 '알리바바 여권(APASS)'을 발급하고, 고급 브랜드를 살 만한 유저들만 골라내 쇼핑 특권을 부여한다.

만약 명품을 즐기지 않았던 사용자가 티몰을 방문할 경우에는 기존 플랫폼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는 보통의 상품 세그먼트가 표시된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된 사용자에게는 데스크톱과 모바일 앱의 홈페이지에 고급 브랜드 상품이 표시된다.

이 사이트에 입주하려는 브랜드는 알리바바에 간택되어야만 출시할 수 있다. 현재 버버리(Burberry), 라 메르(La Mer), 휴고 보스(Hugo Boss), 마세라티(Maserati), 겔랑(Guerlain), 제니스(Zenith) 등 수많은 고급 브랜드가 의류 및 가죽 제품, 스킨케어, 시계, 심지어 자동차까지 판매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이 같은 노력이 인정을 받아 짝퉁 문제를 둘러싸고 알리바바와 소송을 진행 중이던 프랑스 케링그룹(구찌와 입생로랑 보유)은 '협력하여 대책에 임하는 것'을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하기도 했다. 이는 곧 알리바바의 럭셔리 파빌리온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임을 인정하는 청신호다.

새로운 고급 브랜드 포털을 준비하는 한편, 알리바바는 여전히 짝퉁 문제에 주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고급 브랜드에 심어주기위해 단속에 여념이 없다. 2016년에 4억3700만달러(약 4925억원) 상당의 위조 상품을 압수했는데, 이는 2015년의 두 배에 달한다. 동시에 적발된 짝퉁업체 취소 건수도 2015년보다 26배나 늘었다.

■ 모르쇠로 일관하던 중국 사법 당국, 지적재산권 인정 움직임


알리바바의 짝퉁과의 전쟁은 중국 정부의 지적재산권 침해 방지 강화 의지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전 세계 브랜드로부터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당해왔던 중국이 최근 '짝퉁천국'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자발적으로 불법행위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내수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짝퉁 청산은 필수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그동안 지적재산권이나 저작권 침해 등에 대해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던 중국 사법 당국은 처음으로 해외브랜드의 모방을 인정했다. 식품회사 저우르킨(周樂琴, Zhou Leqin)과 전자제품 회사 촹지아(Chuangjia)가 BMW의 로고를 모방해 제기된 소송에서 상하이 지식재산권 법원은 이를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판결했다.

이후 중국에서 많은 손해를 봤던 브랜드들이 지적재산 권리를 찾을 길이 열렸다. 올해 4월 중국 항저우 법원은 '뉴분렌'이라는 상표로 신발을 판매한 중국 업체를 제소한 '뉴밸런스'의 손을 들어줬으며, 이어 8월에는 쑤저우 중급인민법원으로부터 자사의 상표권을 침해한 혐의로 제소한 중국의 3개 업자로부터 손해배상금과 소송비 전액 배상판결을 이끌어냈다.

베인&컴퍼니(Bain&Co.)의 '2017년 성장 전망'에서 "중국 쇼핑객은 한때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외국에서 구입했던 제품을 중국 대륙에서 구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세계 명품 판매의 3분의 1을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이미 증명됐다.

알리바바가 야심차게 준비한 럭셔리 파빌리온과 함께 '짝퉁 천국'의 이미지를 떨쳐버리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전 세계 고급 명품 브랜드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