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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사의 웃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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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사의 웃픈 자화상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증권사가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발표한 금감원의 소비자보호실태평가 이야기다. 금감원이 지난해 국내 64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대부분 증권사가 기대에 못미쳤다. 그나마 삼성증권이 총10개 평가 중 8개 이상 양호등급을 받으며 증권업의 체면을 살려줬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증권사의 부끄러움은 더 커진다. 8개 이상 양호등급 금융사는 은행 12개사, 보험 9개사, 카드 7개사다. 증권사가 앞서는 업권은 0개사인 저축은행이다. 규모 및 인력측면에서 상대가 안되는 저축은행과 소비자보호를 경쟁하는 웃픈 현실인 셈이다.
이번 결과를 놓고 덩치키우기에 열을 올리며 정작 본질인 고객신뢰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실제 대형증권사들은 이미 덩치를 키워 초대형IB 인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발행어음인 꽃인 발행어음업무도 신청하며 감독당국의 심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사실 증권업계는 끓임없이 규제완화 쪽으로 한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속시원히 규제완화 요구가 반영된 사례는 드물다. 발행어음도 조달자금의 부동산투자비중을 50%까지 요구했다가 당국의 부실에 대한 우려로 30%로 낮아졌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맞다.

증권사의 법인지급결제 참여, 외환거래 취급 허용뿐만아니라 국내외 규제차별 철폐 등 증권업의성장에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문제는 규제완화에 대한 설득력이다. 소비자보호 실태가 저축은행과 비슷한 상황이면 그 목소리에 힘이 실릴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증권의 사례는 귀감이 될 만하다. 삼성증권의 경우 고객중심경영이 뿌리내리며 투자자보호도 덩달아 강화된 케이스다.

윤용암 사장은 “취임 초부터 "중요한 것은 눈 앞의 실적이 아닌 고객의 신뢰"라며 "고객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정신으로 회사를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하며 증권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고객중심문화가 전 증권업계로 확산될 때 투자자들도 규제완화에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우군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