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가격에 연동하는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의 수익은 단지 12개월 만에 10배로 불어났다. 지난 3개월만 보더라도 무려 80% 이상 올랐다. 반면 황금 가격에 연동한 '상장지수펀드(ETF)'의 SPDR 골드 점유율 기준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0.68% 하락했다.
사실 인도와 베네수엘라 양국의 지도자 사이에 공통점은 거의 없다. 굳이 공통점을 꼽자면 자국 통화 중 지폐의 일부를 지난해 폐지한 것뿐이다. 인도의 모디 총리는 국내에 만연하는 부패에 대한 대책으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자국에서 자본 도피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 고액권을 폐지했다. 이후 양국 투자자의 주도하에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비트코인이 상승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원화와 엔, 인민폐 등 역내 각국의 통화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비트코인의 수요는 늘어난다. 간단히 말하면,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됨과 동시에 투자자들은 역내 국가의 통화 대신 비트코인을 구입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일본을 향해 반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중국이 남중국해에 독자적 항해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외치면 늘 미국 정부는 혼란 상태에 빠진다. 세계 각국의 채무 잔액은 계속 늘어나고 여러 중앙은행이 금리를 제로 전후로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금 가격은 상승하지 않는다.
역내의 긴장에 의해 시장에서 주식이 판매세로 접어들게 되는 반면, 안전 자산인 황금과 비트코인은 사재기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주식 가격은 폭락하게 되고 황금과 비트코인은 폭등하게 된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박차를 가한 결과 8월 중순 4500달러(약 509만원)를 넘어서는 등 연일 기록을 경신해왔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비트코인이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현금보다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장점을 들 수 있다. 현재 사회의 소비 주체는 밀레니엄 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보다 가상통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 이들은 비트코인이 무거운 황금과 달리 세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결제 수단이기 때문에 최고의 비트코인 고객이 되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