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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북핵보다 허리케인 ‘하비’ 주목… 북한 리스크에도 엔화환율 안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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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북핵보다 허리케인 ‘하비’ 주목… 북한 리스크에도 엔화환율 안정세

직접적 피해 없는 핵실험보다 허리케인 경제 손실 우려 커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북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지만 우려됐던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주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피해 복구로 난관에 봉착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 통과 및 부채 상한 한도 조정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화환율은 현재 달러당 109엔대 후반에서 안정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북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지만 우려됐던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주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피해 복구로 난관에 봉착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 통과 및 부채 상한 한도 조정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화환율은 현재 달러당 109엔대 후반에서 안정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지난주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직접적 피해를 끼치지 않은 핵실험보다 미 동남부를 강타해 기하학적 경제 손실 초래가 우려되는 허리케인이 달러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북한 핵실험 후 개장한 외환시장에서는 ‘리스크 회피를 노린 엔화 매수’ 가능성이 불거졌지만 오히려 엔화환율이 오르며 약세를 보였다.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한 리스크가 높아질 경우 안전자산인 엔화는 며칠간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달러당 109.36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109엔대 후반으로 상승한 후 종일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북한도 미국도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투자자들이 지난주 미국 텍사스 주를 할퀴고 간 대형 허리케인에 주목하고 있다며 피해 복구에 최대 1900억달러(약 215조원)가 소요될 것이라는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발언을 전했다.

미국 내에서도 이번 허리케인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연재해로 꼽히는 2005년 ‘카트리나’ 피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이 심각한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면 엔화 강세·달러 약세 장이 펼쳐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하비 효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단기적인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5일 하계 휴회를 끝내고 개원하는 미 의회에서 부채 상한 한도 조정과 예산안, 세제개편안 등 빅 이벤트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시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셧다운(연방정부 폐쇄)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텍사스 주 수해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78억5000만달러(약 8조8909억원) 규모에 달하는 하비 피해 복구 예산 집행을 촉구하면서 부채 상한 한도 조정·예산안 심의가 동시에 진행·통과될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해도 경제부흥 수요가 확대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출구전략까지 겹칠 경우 엔화는 더 떨어지고 달러는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반증하듯 6개월 연속 하락하던 달러인덱스는 지난 1일 전일대비 0.3% 상승한 92.83을 기록했다.

한편 엔화환율 추이와 관련 미쓰비시UFJ은행은 이번 주 중 달러당 112엔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즈호증권은 108.50~111엔 수준을 예상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