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본시장, '공정한 운동장'에서 싸울 수 있기를

기사입력 : 2017-09-05 06:00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left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정부가 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 자본시장을 혁신해 앞으로는 증권사들이 기업과 투자자를 위한 고객 중심 시장으로 갈 수 있도록 바꾸겠다”며 ‘금융부문 쇄신방향 및 생산적 금융 주요과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내용을 훑어보면 자본시장이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자산운용업의 역량을 강화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선수를 육성한다. 섀도우보팅도 폐지하고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활성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토록 했다.

정부당국의 혁신 방안을 살펴보며 기대도 생기지만 걱정도 생긴다. 오랜기간 꿈쩍도 않던 은행에 최근 혁신의 바람이 분 것은 정부가 뭔가를 해서가 아니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너무도 위협적이어서다.

카카오뱅크는 출시 한달만에 300만계좌를 넘어서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은 실제 이용자보다 호기심에 가입한 고객이 더욱 많으며, 대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한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특판 상품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금리 우대, 수수료 인하, 앱 업데이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IT기업의 금융권 입성이라는 '이종간 결합'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다행히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사실 인터넷전문업체가 불러일으킨 혁신 열풍은 증권가가 먼저다. 2000년을 전후해 이트레이드증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닷컴증권(현 키움증권), E-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등의 '인터넷전문증권사'가 잇따라 등장했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시장의 판세를 뒤집었다.

인터넷전문증권사가 시장에 등장한지 17년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고착화된 패러다임을 바꿔버려도 좋을 시기다.

증권가도 이를 알고 있다. 최근 몇년간 코넥스, K-OTC,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로보어드바이저 등 신시장, 신기술, 새로운 개념 등이 잇따라 도입됐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들은 십수년간 정부의 각종 규제에 짓눌리고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다. 오랜 보릿고개를 겪으며 다들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혁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규제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올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업계가 할 수 없는게 너무도 많다고 말했다. 핀테크 혁명으로 세상은 변해가는데 증권가는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출범 이후 자본시장에 대해만큼은 조용하던 문재인 정부가 드디어 나섰다. 이제 막 발표됐기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후속 조치가 이뤄질지, 시장의 판세가 변화할지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증권가에도 금융가처럼 새로운 바람이 업계와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불어오길 기원할 뿐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유병철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오늘의 핫 뉴스

주요뉴스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