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와 예멘 보건 당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예멘에서 발생한 콜레라는 6개월 동안 무려 61만2703명의 주민을 감염시키고 2048명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그리고 WHO가 자신 있게 내비쳤던 해결의 실마리와는 다르게 일부 지역에서는 새로운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 시간) 전했다.
WHO는 4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초기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 수는 5만1832명에 이르렀으나 다행히 신규 감염자 수의 전파 속도는 소폭 둔화하고 있으며, 21일부터 27일까지 감염 사례는 총 2529명으로 이전보다 500명 가까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2개월 동안 전염병의 확산은 느려졌고 새로운 의심 사례는 크게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염병은 잡히지 않았고 오히려 급속하게 확산되어 WHO의 기대치를 훨씬 넘어섰다. 당초 WHO는 6월 말까지 21만8000건의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WHO는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깨달았다. 결국 7월말에 확산은 최고조에 달해 무려 40만명이 감염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았다.
유행병은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것만큼 빨리 감소하므로 오염된 음식과 물에 의해 확산되는 질병의 절정은 최종 사건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WHO는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콜레라를 조기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염병의 감소는 불규칙적이었고 새로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피해는 더욱 확대되기 시작했다.
WHO 대변인 타릭 자사레비치(Tarik Jasarevic)는 "의심 사례의 수가 갑작스럽고 현저히 증가했다"며 "현재 증가 이유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사의 주요 목표는 그 수치가 정확한지, 의심 사례가 급증한 원인이 콜레라인지 혹은 로타바이러스와 같은 다른 설사 질환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아 콜레라 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자선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지난 9월 1일 호데이다(Hodeidah) 지역의 사례가 폭우와 폭풍으로 3주 만에 40% 가량 증가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간 건수가 이전 피크의 두 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