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역시 오는 19일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출구전략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ECB가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다우존스는 ECB가 물가 목표치 달성을 위해 통화 약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비둘기적 입장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는 물론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드라기 총재가 통화정책·통화 관련 언급을 회피하며 시장에서는 유로화 매수 시그널로 인식돼 유로화 초강세가 연출됐다면서 공개된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의 유로화 강세 불안감이 여실히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구두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도이체방크는 ECB의 구두개입으로 유로화 강세가 일부 조정될 수는 있지만 유로 강세 기조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 유로 가치 2년 만에 최고치… 자금 유출 문제 심각
5월 중순까지 1.1달러 수준이었던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현지시간 4일 기준 달러 유로 환율은 장중 한때 1.20달러를 웃돌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확대에 달러 약세가 이어진 영향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유럽의 경기회복으로 출구전략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출 관련주뿐만 아니라 유럽 주식 전반에도 자금 유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미국 EPF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한 주간 유럽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4억달러로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프랑스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후 정치 불안감에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월 600억유로의 채권을 매입하는 ECB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은 올해 말로 종료된다. 드라기 총재에게는 유로화 강세 억제와 단계적 테이퍼링이라는 두 가지 난제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 골드만삭스, 연준 긴축 강화 필요하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금융환경 완화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연준이 통화정책 긴축을 강화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단기 성장전망에 대해 낙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금융환경의 완화를 꼽았다.
연준은 지난 2015년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100bp 올렸지만 금융환경은 오히려 완화됐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금융환경은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거의 플러스 1%포인트의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초에는 금융환경이 실질 GDP 성장률을 1.25%포인트 갉아먹고 있었지만 상황이 반대로 됐다는 것이다.
즉 연준이 성장률을 추세적 속도로 늦추기 위해서는 긴축 페달을 더 세게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9월 FOMC에서 보유자산 축소가 발표된 후 오는 12월 FOMC에서 금리가 한번 더 인상될 것이라는 기본 전망을 유지했다.
하지만 9일 FOMC 블랙아웃(통화정책 발언 금지)을 앞둔 연준 위원들이 잇따라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을 거론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CNBC 역시 “투자자들의 금리인상 기대치가 변하고 있다”며 내년 6월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기대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