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 확대… 폭주하는 김정은 막을 트럼프 카드는?

군사 옵션 거론 불구 실행 어려워… 인도·파키스탄 전례 주목

기사입력 : 2017-09-06 11:17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과 오는 9일 건국기념일 추가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에서 북한 리스크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 등을 통해 북한 고립에 나섰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미온적 태도에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장기간·연쇄적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례를 주목하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압력 강화에 나섰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행동 기준인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북한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북한 경제와 관련된 국가와의 교역 중단을 의미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검토 사실을 밝혔다. 이어 군사행동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국가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 경제 제재: 중국 타깃 ‘세컨더리 보이콧’

“북한을 상대로 교역 행위를 하는 모든 국가와의 무역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서 이렇게 선언하고 대북제재 압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위해 철저한 경제 제재를 전개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겠다는 협박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격리시켜 체제를 약화시키고 핵보유가 세습체제 영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북한의 배후로 지목받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기도 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 거래국과의 교역 중단은 북한 무역의 약 90%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대북제재에 중국 문제를 제기하면 중국과 북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최근 FOX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행동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과 거래하고 싶은 국가는 우리 동맹국 등과 협력해 북한을 경제적으로 단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대북제재 강화법을 활용하는 동시에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4일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중·러가 북한에 공급하고 있는 원유 금수를 포함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과거의 안보리 결의가 북한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며 “안보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북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명난 ‘대북 원유 금수’를 내세우는 것은 미국이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액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중·러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미·일이 원유 금수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 “만약 중·러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양국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 군사 행동: 압도적 전력 행사 어려워

미국이 군사력을 더욱 과시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괌 공군기지에 배치된 B1-B폭격기와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이례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동시 전개했다.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지난 5일 국내 한 심포지엄에서 “우리는 항모강습단·원정강습단·이지스함·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잠수함 전력·F-35·해상초계기 P-8·해상작전헬기 MH-60R 등을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할 것”이라며 북한 도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열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 함께 긴급회의 성명을 발표하며 “북한이 미국 본토와 미국령인 괌, 동맹국 등을 공격할 경우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규모 군사 반격을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을 말살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한 선택 사항은 많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 등 주요 외신은 매티스 장관의 대북 군사옵션 발언에서 ‘완전한 전멸’(total annihilation)이란 단어에 주목했다. 군 서열 1위인 던퍼드 합참의장을 세우고 이같은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경고 메시지를 넘어 전쟁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매티스 장관의 경고가 1962년 케네디 전 정권이 옛 소련과 핵전쟁 위기 상황까지 몰고 간 ‘쿠바 사태’ 이후 최대 경고성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 미국의 대북 외교·경제를 주도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최근 대북제재 관련 말미에 언급했던 “외교적 해결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문장을 아예 삭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핵실험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 경제제재 무산 땐 핵보유 인정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선제공격을 하지 않으면 미국이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미국이 한·일 양국에 반격을 가할 가능성이 커서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선택사항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무산될 경우 북한의 핵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임스 쇼프 미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아시아 선임연구원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북핵 용인론의 가장 큰 이유는 ‘핵개발’ 의지다. 북한이 이미 핵과 ICBM 개발 완성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핵개발 의지를 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위험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원하는 시나리오는 장기간·연쇄적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인도와 파키스탄이다. 인도가 2차 핵실험, 파키스탄은 4차례 핵실험 감행 후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의 핵보유국 인정을 받은 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가 아무리 당근과 채찍을 들이대도 북한의 핵개발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 이동화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오늘의 핫 뉴스

주요뉴스

종합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