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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ICO, 왜 규제 들어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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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ICO, 왜 규제 들어간 걸까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는데요.

그 뒤에는 신규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규제가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ICO를 위한 계좌 개설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증권법 규제대상이라고 밝혔고요. 또한 국내에서도 금융감독원이 지분증권·채무증권 등을 발행해 ICO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ICO라는 용어가 조금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나 크라우드펀딩과 비슷한데요. IPO와 다른 점은 돈을 투자해 지분을 사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주요한 가상화폐를 받고 대신 아직 시작되지 않은, 시중에서는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일명 토큰)를 판매하는 것인데요.

개발자 입장에서는 초기 자금 확보가 가능해지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은 비트코인과 달리 수백퍼센트(%)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죠.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등록)해 거래되기 시작한 뒤 이 코인이 어느 정도 수준의 가치를 가지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요. 사실상 현 시점에서는 굉장히 위험도가 높지만 성공 시에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투자법인 셈입니다.

가장 성공적인 ICO로 알려진 것이 이더리움입니다. 이더리움은 ICO를 통해 3만1529비트코인(BTC)을 모았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보면 한화로 약 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크립토마켓캡에 따르면 6일 기준으로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비트코인 기준으로 645만2295BTC입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305억4486만4057달러, 한화로는 34조6806억원이네요.

실패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만, 성공 사례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3월 ICO를 진행한 중국판 이더리움 '퀀텀'이 좋은 예인데요. ICO 이후 가격이 50배나 올랐다고 하네요.
비트코인 이후 등장했던 초창기 알트코인은 단순히 '비트코인의 시스템을 가져와 조금 수정하는' 정도였습니다. 최근 등장한 알트코인의 경우 다양한 확장성과 시스템을 제공하는데요.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ICO는 단순히 새롭게 등장하는 가상화폐만이 아니라 많은 곳에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자체에 투자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ICO를 통해 세상에 선보인 새로운 가상화폐는 시장에서 인정 받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더리움처럼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의 '메이저한' 알트코인이 되는 사례가 나오니 투자자가 몰리는 것입니다.

현재 각국에서 ICO에 규제를 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위험도가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증권거래법 같은 '규제' 없이 세계 각국의 투자자로부터 곧바로 자금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투자자 A씨가 유럽, 아프리카, 남미대륙 등 세계 어디에서나 그저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찾아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자금이 허락하는 만큼, 마음에 드는 만큼 할 수 있죠. 가상화폐로 하니 송금규제 같은 것도 없죠.

더욱 큰 문제는 규제가 없고, 이를 확인하는 절차도 없다보니 가상화폐 시장에 사기꾼들이 마구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전에는 한국형 가상화폐를 만들었다면서 5000여 명을 대상으로 2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3만명이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1552억원을 편취한 사건도 등장했죠. 이들은 온라인 가상화폐 거래소도 만들고 투자자모집센터를 전국에 22개나 만들어서 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해 돈을 빼돌렸다고 하네요.

글로벌 각국의 규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팽배합니다. 오히려 지금이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각국의 규제 움직임이 가상화폐의 가치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