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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도시 '단둥', 유엔 제재 비웃듯 북한산 해산물 버젓이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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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도시 '단둥', 유엔 제재 비웃듯 북한산 해산물 버젓이 거래

북한산 해산물 거래로 생계 유지하던 훈춘시 주민들은 피해 심각

동쪽의 훈춘이 심각한 피해를 감수하고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한데 반해, 서쪽 단둥의 재래시장에서는 여전히 북한산 해산물이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단둥 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산 해삼.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동쪽의 훈춘이 심각한 피해를 감수하고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한데 반해, 서쪽 단둥의 재래시장에서는 여전히 북한산 해산물이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단둥 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산 해삼.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러시아와 북한을 동시에 접하고 있는 중국의 동쪽 끝 도시 훈춘(珲春)시는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단둥(丹东)시와 마찬가지로 북한과 국경을 사이에 둔 접경도시다. 두 도시는 북한과의 무역이 가장 성행하는 곳이라는 공통점으로 최근 유엔 대북 제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도시 중 하나다.

그런데 동쪽의 훈춘이 심각한 피해를 감수하고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한데 반해, 서쪽 단둥의 재래시장에서는 여전히 북한산 해산물이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유엔 제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8월 15일부터 북한산 해산물의 수입을 중단했다. 당시 이 영향으로 대북 국경도시인 훈춘시에서는 북한산 해산물을 실은 트럭이 중국 측의 통관을 거부당하자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1주일 전 해외 언론은 지린성 훈춘 현지 르포를 통해 "중국 상인들, 북한 제재로 조바심(Chinese traders fret about North Korea sanctions)"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북한산 해산물 거래로 생계를 유지하던 훈춘시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랴오닝 성 단둥에서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의해 수입이 금지된 북한산 해산물이 여전히 거래되고 있으며, 거래량도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시사통신(時事通信)이 11일 보도했다.

9월 10일 단둥 시내의 한 생선시장을 취재한 결과, 40대 남성 점원은 "지금도 북한산 조개와 게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 주에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올랐는데 이는 일부 제재의 영향"이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북한산 해산물은 압록강 하구의 항구도시 둥강에서 매입하고 있으며, 시장 내에 적어도 3개 점포가 북한산 조개 등을 팔고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시내의 기념품 가게에서는 낱개로 포장된 북한산 냉동 해삼이 산더미처럼 쌓인 채 판매되고 있었다. 점원에게 묻자 약 1개월 전에 구매한 것으로 고급품은 1개에 50위안(약 87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혼자서 수십 개나 찾는 고객이 있는 등 히트 상품이다. 제재가 있어도 매입 루트가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답했다.

동일한 상황에 처한 국경 두 도시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도록 제재 조치를 이행한다는 것은 중앙 정부의 통제가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거나 중앙 정부가 엄격히 통제할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까운 훈춘의 경우 방사능 오염물이 반입될 수 있다는 우려에 강하게 통제하는 반면, 안심할 수 있는 서부지역 도시는 굳이 통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거래가 성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3일 수소폭탄 실험 이후 추가 제재에서 원유 공급과 석유 제품이 최고의 쟁점 대상이 되면서 단둥의 대북 원유 저장소 '빠싼저유소' 주변에는 중국군 병사의 경계 태세가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