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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채용門 '활짝'…"필기시험·면접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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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채용門 '활짝'…"필기시험·면접이 관건"

하반기 채용 규모 확대…채용 시장 트렌드 '블라인드 전형’

20일 재계에 따르면 사드 악재와 북한의 핵 도발, 한·미 FTA 이슈 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국내 하반기 경영환경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하반기 채용 문을 닫지 않고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재계에 따르면 사드 악재와 북한의 핵 도발, 한·미 FTA 이슈 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국내 하반기 경영환경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하반기 채용 문을 닫지 않고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기업마다 하반기 공채가 한창이다. 10대 그룹 중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9곳이 인력 충원을 목적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에 나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사드 악재와 북한의 핵 도발, 한·미 FTA 이슈 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국내 하반기 경영환경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하반기 채용문을 닫지 않고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가 대내외 악재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인재 확보 및 정부의 일자리 확대 기조에 발맞춰 채용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해 채용 중"이라고 말했다.

◇ 삼성·LG·현대자동차 접수 마감…남은 채용은?


이달 초부터 공채를 진행한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등은 서류 접수를 마감한 상태며 현재 대기업 중에서 SK, 금호아시아나, 한화그룹 등이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린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건설, SK브로드밴드 등 총 12개 주요 계열사에서 인력충원에 나섰다. 오는 22일까지 서류 접수하며, 서류 통과자를 대상으로 필기 전형(SKCT), 면접 전형 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블라인드 채용에 동참한 SK는 입사 지원서에는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기재하지 않고, 사진도 부착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자소서에는 직무에 대한 관심사를 담아내고, 역량을 입증하는 게 채용 당락을 결정한다.

SK 채용 담당자는 "올해부터 SK의 인재상이 바뀌었다"며 "인재상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모습을 보여준다. 굳이 인재상에 맞추려고 할 필요는 없으나, 자신이 인재상에 맞다고 생각하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어필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25일까지 2017년 하반기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다. 총 8개사에서 경영관리, 시설관리, 안전관리, 시공, 항공기술, 영업·영업관리, 공항서비스, 운항관리 분야 직원을 채용한다. 금호 측은 서류전형, 직무적성검사 및 한자시험, 1차·2차 면접,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이달 둘째 주부터 계열사별로 하반기 공개 채용을 시작했다. ㈜한화와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 시스템 등 방산·기계 부문에서 서류 접수 중이다. 한화는 필기시험이나 인적성 검사는 따로 실시하지 않고 서류와 면접으로만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도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규 채용에 나섰다. 이달 초 공채를 진행한 롯데그룹과 GS그룹 등은 원서 접수가 마감된 상태이며, 지난 15일부터 채용에 나선 신세계만 현재 채용을 진행 중이다. 모집 분야는 이마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등 11개 주요 계열사로 지원서는 오는 29일까지 신세계그룹 채용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한편 10대 그룹 중 업황 악화와 수주 감소로 신규 채용이 없는 현대중공업은 일부 플랜트 관련 기간제 채용만 진행 중이다.

◇ 하반기 공채 트렌드 ‘블라인드’ 전형…“필기시험과 면접 중요”


올 하반기 채용시장 트렌드는 단연 블라인드 전형이다. 모든 공기업이 상반기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전형을 활용해 직무 적성에 기준을 둔 채용을 시행한 데 이어 하반기엔 대기업까지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 중이다.

채용 공고를 낸 기업마다 스펙이 아닌 핵심 역량, 직무 적합도, 숨은 잠재력 등으로 인재를 채용하겠다며 블라인드 전형 의도를 설파했다.

그러나 블라인드 전형 도입 초창기인 만큼 기업마다 인재를 가리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혼란을 겪고 있다. 통상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 단계를 거치는데 회사 판단에 따라 서류를 블라인드로 진행할 수도, 면접을 블라인드로 시행할 수 있어 구직자들은 취업 준비에 애를 먹고 있다.

일각에선 블라인드 전형으로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스피치 학원을 찾는 등 또 다른 취업 사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전형이 확산되면 필기시험과 면접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면접에서 직무와 연결되는 경험이나 지식이 없다면 취업에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에는 "도입 초기인 만큼 자칫 부정 채용으로 악용될 수 있으니 기준을 잘 세워 긍정적인 면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