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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방송사 '개명 러시'… '새 술은 새 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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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방송사 '개명 러시'… '새 술은 새 부대에'

CJ헬로비전, SK 텔레콤, SK텔링크… 한계 돌파 의지 새 이름에 담을 듯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국내 이동통신 방송사들이 회사명, 브랜드명을 바꾸는 ‘개명 작업’에 착수했다. ICT 융복합시대에 접어들며 기존 사명으로는 영위 사업의 확장성을 담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CJ헬로비전은 다음달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드림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명은 '홈 앤 라이프 플랫폼'의 가치를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CJ헬로비전은 다음달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드림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명은 '홈 앤 라이프 플랫폼'의 가치를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CJ 헬로비전, TV플랫폼 넘어 ‘홈 앤 라이프 플랫폼’으로

CJ헬로비전은 다음달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드림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국내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가입자 1위인 CJ헬로비전의 향후 성장 동력은 물음표다. 2014년 1조2703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2015년 1조1826억원, 2016년1조1006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500억원 수준으로 이 흐름이 계속되면 작년 대비 눈에 띄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감소는 케이블TV 사업이 인허가제를 바탕으로 한정된 사업자가 경쟁하는 ‘땅따먹기’ 시장에서 유튜브, 넷플릭스 등 각종 대체재와 경쟁해야 하는 무한경쟁 시장으로 바뀐 대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여파로 헬로비전의 사내 사기도 저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설도 여전히 솔솔 흘러나온다.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

CJ헬로비전은 지난 2008년 5월 ‘CJ케이블넷’에서 바뀐 이름이다. 당시 변동식 대표는 “유선방송 이미지를 벗어나 방송통신 융합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하는 업계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차원에서 사명을 CJ헬로비전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명 변경에도 변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CJ헬로비전은 11월 초 신규 OTT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히며 “콘텐츠를 넘어 생활영역으로 TV플랫폼의 서비스를 확장하는 ‘홈 앤 라이프 플랫폼’(Home & Life Platform)으로의 발전을 도모한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의 새로운 사명도 이 같은 기조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간지주사 전환과 더불어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SK 투모로우가 새 이름으로 물망에 올랐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간지주사 전환과 더불어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SK 투모로우가 새 이름으로 물망에 올랐다.
◇SK 텔레콤, 중간 지주사 ‘SK투모로우’로 변신?

SK텔레콤은 최근 중간지주사 전환,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일 제주도에서 열린 SK텔레콤 비공개 투자설명회(IR)에서 박정호 사장은 “현재 지배구조 개편을 고민하고 있지만 적당한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고 말해 SK텔레콤의 체격 변화를 예고했다.

또 통신업을 강조하는 ‘텔레콤’ 대신 ‘투모로우(가칭)를 붙여 다양한 신규 사업을 포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통신을 앞세우다 보니 AI, 보안, e-커머스 등 신규사업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박정호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북미 지역 통신사업 전시회 ‘모바일콩그레스 아메리카’에 참석해 이동통신 매출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K텔레콤은 통신기업이라기보다 기술기업이 돼야 한다. 이동통신 매출(MNO) 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얹어서 더 많은 이익을 주고자 한다. 앞으로도 전체 매출 중 MNO의 비중은 줄이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ICT로 더 좋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의미의 기업브랜드 캠페인 ‘씨 유 투모로우(See You Tomorrow)’를 시작해 ‘SK투모로우’가 새 이름으로 물망에 올랐다.

SK텔링크는 지난 18일 'SK 세븐모바일'로 브랜드 명을 변경했다. '알뜰폰'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가치소비'를 전면에 내세웠다.이미지 확대보기
SK텔링크는 지난 18일 'SK 세븐모바일'로 브랜드 명을 변경했다. '알뜰폰'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가치소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SK텔링크 ‘SK세븐모바일’로… ‘알뜰폰=저가폰’ 이미지 탈피 시도

지난 18일 SK텔링크는 자사 알뜰폰 브랜드 이름을 SK텔렝크에서 SK세븐모바일로 변경했다. MVNO(이동통신재판매) 서비스의 정체성인 알뜰폰이란 이름을 지워버린 것.

SK텔링크 측은 “지금까지 알뜰폰은 단순히 요금만 저렴한 저가폰이라는 인식이 강해 SK텔링크가 지향하는 합리적인 알뜰통신 서비스와 사업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브랜드 이름 변경 이유를 밝혔다.

알뜰폰 업체들은 기존 이동통신회사보다 요금이 저렴할 뿐 요금 구성은 동일한 모델로 이뤄져 차별화 전략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독립된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자라기보다는재판매 사업자에 가까워 요금제 설계에도 한계가 분명하다.

SK텔링크는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뜻하는 ‘가치소비’를 전면에 내걸어 알뜰폰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더불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상품인 ‘공부의 신’ 폰이나, 고품질의 프리미엄 중고폰인 ‘바른폰’ 등을 론칭해 기존 이동통신사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