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사이드(Moorside) 원자력 발전소는 오는 2025년까지 총 3기의 원자력 발전기를 가동시켜 3.8GW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영국 최대 규모로 6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차이나데일리가 19일(현지 시간) 전했다.
사실 중국이 눈독을 들이는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에 먼저 뛰어든 것은 우리나라의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초 무어사이드 원전 개발사인 뉴제너레이션(NuGeneration, 이하 뉴젠)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모회사인 도시바와 협상을 벌여왔다.
뉴젠 지분 60%를 보유한 도시바 또한 지난해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파산 충격으로 한국전력의 지분 인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7월 한국전력은 한국형 신형 원자로 모델인 'APR1400'을 무기로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미 영국의 핵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인 중국광핵그룹이 끼어들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심지어 중국광핵그룹은 'HPR1000'이라고 알려진 중국형 원전을 앞세워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영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다만 한 가지 희망은 영국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원전굴기(崛起, 우뚝 서는 것)'에 위협을 표시한 데 있다. 그리고 영국의 원자력 감시단인 원자력규제국(Office for Nuclear Regulation)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파산에 따른 엄격한 평가를 진행함에 따라 건설 일정은 현재 보류된 상태다.
하지만 원전 수주는 국가급 프로젝트로 최근 탈(脫)원전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강력한 중앙정부를 배경으로 하는 중국의 기세에 눌려 이번 프로젝트도 빼앗길 우려가 커졌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