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분석]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 김준기 동부그룹 전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공유
2

[분석]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 김준기 동부그룹 전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장남 김남호 동부화재 상무의 보유 주식이 5014억원으로 김 전 회장의 3472억원보다 많아… 동부화재 소액주주들 회사 이미지 악화로 기업가치 하락될까 ‘속 앓이’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동부, 동부화재, 동부증권, 동부하이텍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동부, 동부화재, 동부증권, 동부하이텍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여비서를 상승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김준기(73) 동부그룹 회장이 21일 전격 그룹 회장직과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사퇴하면서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와 경영권 승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1969년 동부그룹의 모태인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창업했고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보다 창업 시기가 2세대 창업주로 불리기도 했으나 48년동안 동부그룹을 지켜오며 오너 체계를 공고히 했다.

동부그룹은 한 때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동부건설과 동부제철과 같은 몇몇 회사들의 최대주주가 바꿔지긴 했으나 여전히 동부, 동부화재해상보험, 동부증권, 동부하이텍 등 계열사들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동부그룹의 가장 큰 주력회사는 동부화재다.

동부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동부, 동부화재, 동부증권, 동부하이텍, 동부라이텍 등 5개로 되어 있다.

상장 회사 규모로는 동부화재가 가장 크며 시가총액이 5조197억원, 동부하이텍 6544억원, 동부증권 1570억원, 동부 1559억원, 동부라이텍 465억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김준기 전 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은 21일 종가 기준으로 동부 184억원, 동부화재 2971억원, 동부증권 77억원, 동부하이텍 240억원 등 총 3472억원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김준기 전 회장 외의 명의로 동부라이텍 주식 267만9866주를 갖고 있으나 김 전 회장이 보유한 정확한 주식 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여비서 성추행 사건이 폭로되기 전에는 동부와 동부하이텍 등 2개 계열사에서 미등기임원 회장으로 재직했다.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


김준기 회장이 불명예스럽게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동부그룹의 핵심기업인 동부화재의 소액주주들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이미지 악화로 동부화재의 대한 보험가입을 꺼리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가져오지 않을까 ‘속 앓이’를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당장 경영 일선을 떠난다해도 오너가의 지배구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42) 동부화재 상무의 그룹내 계열사 지분은 김 전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경영권 승계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김남호 상무가 보유하고 주식은 21일 종가 기준으로 동부 277억원, 동부화재 4504억원, 동부증권 99억원, 동부하이텍 135억원 등 총 5014억원 규모에 이른다.

김 상무가 갖고 있는 동부나 동부화재의 지분도 김 전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경영일선에 나설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김 상무는 동부화재에서 현재 미등기임원으로 보험금융연구를 맡고 있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이 여비서 추행으로 갑작스럽게 물러나는 데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 오너가가 경영 일선에 나서기 보다는 신임 회장으로 광주지방국세청장과 금융감독원장 등을 두루 역임한 관(官) 출신의 이근영(80) 동부화재 고문을 선임했다.

이 신임 회장은 지난 2008년 동부메탈 및 동부생명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동부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김준기 전 회장은 회사를 떠나면서 “제 개인의 문제로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물러난다”며 “여러분들의 행복과 동부그룹의 발전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동부그룹은 1990년에 20대 그룹에 진입했고 2000년에는 재계 순위 1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부그룹은 1990년대 말 10여개 였던 계열사가 꾸준히 늘어 올해 6월 말 현재 상장회사 5곳과 동부생명보험, 동부대우전자, 동부저축은행, 동부철구 등 비상장회사 56곳 등 총 61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