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은 1969년 동부그룹의 모태인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창업했고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동부그룹은 한 때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동부건설과 동부제철과 같은 몇몇 회사들의 최대주주가 바꿔지긴 했으나 여전히 동부, 동부화재해상보험, 동부증권, 동부하이텍 등 계열사들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동부그룹의 가장 큰 주력회사는 동부화재다.
동부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동부, 동부화재, 동부증권, 동부하이텍, 동부라이텍 등 5개로 되어 있다.
상장 회사 규모로는 동부화재가 가장 크며 시가총액이 5조197억원, 동부하이텍 6544억원, 동부증권 1570억원, 동부 1559억원, 동부라이텍 465억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김준기 전 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은 21일 종가 기준으로 동부 184억원, 동부화재 2971억원, 동부증권 77억원, 동부하이텍 240억원 등 총 3472억원 규모에 달한다.
김 전 회장은 여비서 성추행 사건이 폭로되기 전에는 동부와 동부하이텍 등 2개 계열사에서 미등기임원 회장으로 재직했다.
김준기 회장이 불명예스럽게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동부그룹의 핵심기업인 동부화재의 소액주주들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이미지 악화로 동부화재의 대한 보험가입을 꺼리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가져오지 않을까 ‘속 앓이’를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당장 경영 일선을 떠난다해도 오너가의 지배구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42) 동부화재 상무의 그룹내 계열사 지분은 김 전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경영권 승계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김남호 상무가 보유하고 주식은 21일 종가 기준으로 동부 277억원, 동부화재 4504억원, 동부증권 99억원, 동부하이텍 135억원 등 총 5014억원 규모에 이른다.
김 상무가 갖고 있는 동부나 동부화재의 지분도 김 전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경영일선에 나설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김 상무는 동부화재에서 현재 미등기임원으로 보험금융연구를 맡고 있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이 여비서 추행으로 갑작스럽게 물러나는 데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 오너가가 경영 일선에 나서기 보다는 신임 회장으로 광주지방국세청장과 금융감독원장 등을 두루 역임한 관(官) 출신의 이근영(80) 동부화재 고문을 선임했다.
이 신임 회장은 지난 2008년 동부메탈 및 동부생명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동부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김준기 전 회장은 회사를 떠나면서 “제 개인의 문제로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물러난다”며 “여러분들의 행복과 동부그룹의 발전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동부그룹은 1990년에 20대 그룹에 진입했고 2000년에는 재계 순위 1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부그룹은 1990년대 말 10여개 였던 계열사가 꾸준히 늘어 올해 6월 말 현재 상장회사 5곳과 동부생명보험, 동부대우전자, 동부저축은행, 동부철구 등 비상장회사 56곳 등 총 61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