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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BACK담화]“인천 초등생 살인범 조현병인가요?” 사건의 독 ‘심신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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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BACK담화]“인천 초등생 살인범 조현병인가요?” 사건의 독 ‘심신미약’

심신미약 핑계로 감형되는 경우 많아… 약한 처벌로 인한 2차 피해 우려 목소리도

“인천 초등생 살인범 조현병인가요?”라는 질문이 많았던 이유는 뭐였을까?이미지 확대보기
“인천 초등생 살인범 조현병인가요?”라는 질문이 많았던 이유는 뭐였을까?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인천 초등생 살인범 조현병인가요?”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당시 이 질문이 많이 나왔던 이유는 김양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인천 초등생 살인범 김양이 주장한 조현병은 정신분열증의 다른 이름이다.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성 결여 등의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과 질환이다.

김양은 지난 3월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모 아파트에서 8세 초등생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사체를 해체했다. 일부는 아파트 물탱크에, 일부는 공범인 박양에게 건넸다. 박양은 건네받은 사체 일부를 들고 1시간가량 돌아다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유기했다.

22일 열린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대로 주범 김양에게 징역 20년을, 공범 박양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김양은 첫 재판부터 계속해서 조현병과 아스퍼거증후군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말 검찰의 구형 재판 때가 돼서야 주장을 철회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사람이 저질렀다고 보기 힘들다.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사건들 역시 그렇다. 범인들은 범행당시 자신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한다. 대중이 "인천 초등생 살인범이 조현병인가요?"라고 물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건의 독이 되버린 심신미약


지난 2008년 한 교회 화장실에서 8세 여아를 강간하고 폭행해 장기 파손 등의 상해를 입힌 조두순 역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한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린 인면수심의 파렴치한에게 법원은 술을 마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인정하며 고작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형법 제 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하며,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나와 있다. 심신장애가 인정되면 죄를 묻지 않거나 본래보다 가벼운 처벌로 끝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심신미약을 인정해 온 판례들이 범죄자들로 하여금 심신미약을 처벌 수위를 낮추는 도구로 활용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요즘 뉴스에 보도되는 살인, 폭행 사건에 심신미약이 항상 따라오는 수식어가 돼버린 것은 사실이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가해자 역시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약한 처벌이 피해자들의 2차피해를 야기하진 않을까 우려한다.

심신미약을 핑계로 범인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행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