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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이름은 정관장 홍삼이야… "그거 알아? 내 출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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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이름은 정관장 홍삼이야… "그거 알아? 내 출생의 비밀"

정관장 뿌리삼은 내부조직과 체형 색택 표피 등 수백가지 기준에 의해 천삼 지삼 양삼 절삼으로 구분된다. 특히 천삼과 지삼은 품질이 우수한 최고급 홍삼이다. 해당 이미지는 천삼. KGC인삼공사=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정관장 뿌리삼은 내부조직과 체형 색택 표피 등 수백가지 기준에 의해 천삼 지삼 양삼 절삼으로 구분된다. 특히 천삼과 지삼은 품질이 우수한 최고급 홍삼이다. 해당 이미지는 천삼. KGC인삼공사=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안녕! 내 이름은 정관장 홍삼이야. 너에게만 알려줄게. 내 출생의 비밀을.

날 키우려면 2년 동안 준비기간이 필요해. 내 건강(영양)을 위해 아무 토양에서나 자랄 수 없거든. 난 생육적합도, 잔류농약이나 중금속 함유량 등 KGC인삼공사의 까다로운 평가 기준을 거쳐 합격한 곳에서만 뿌리를 내리지. 5년간(1년 근 모종 이식 후 5년간 재배) 한 곳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토양 관리가 제일 중요하대.
지세는 북쪽 또는 동북쪽으로 완만하게 경사지면서 북쪽이나 동북쪽에 높은 산, 방풍물 없이 넓게 트인 곳이 좋아. 평지라도 배수만 잘 되면 무방해. 20~25℃의 서늘한 온도, 손으로 가볍게 쥐었다고 놓으면 실금이 갈 정도의 토양이 최고야. 연약한 나는 병에 걸리기도 쉬워. 예방위주의 관리가 필요하지.

난 이름도 여러 개야. 성인이 된 나는 개명할 수밖에 없었어. 토양에서 갓 나와서 가공되기 직전까지 수삼으로 불려. 생삼이라고도 하지. 이때 내 피부(표피)를 벗기거나 그대로 건조하게 되면 백삼이야. 6년간 잘 자란 수삼인 나를 증기로 쪄서 말리면 홍삼이란 이름을 얻게 되지. 이해하기 쉽지?

인삼의 부위별 명칭. 뿌리는 뇌두 주근 지근 세근으로 이뤄져 있다. 6년근이 되면 균형있게 발육해 마치 사람을 닮은 형태가 된다. 사진=천진영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인삼의 부위별 명칭. 뿌리는 뇌두 주근 지근 세근으로 이뤄져 있다. 6년근이 되면 균형있게 발육해 마치 사람을 닮은 형태가 된다. 사진=천진영 기자

나의 근원지는 바로 붉은색 열매야. 내 몸의 일부지. 토양살이 4년차에 얻을 수 있어. 시기는 7월 중순경이 좋아. 채취 후 딱딱한 종자 껍질을 벌어지게 하는 개갑 처리를 해서 파종해야만 해. 약 100일간 물을 주면 껍질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나의 성장도 시작돼.

갓 발아한 나는 거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묘포에서 지내. 월동기간을 거쳐 이듬해 4월 중하순경 발아된 후부터 10월 중순까지 내 뿌리가 쑥쑥 자라나지. 비로소 토양(본포)으로 이사 갈 자격을 갖추게 되는 거야. 참, 이사 시기는 날 키워주시는 분들(경작인)마다 조금씩 달라. 20~3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날 관리해주셔. 정말 든든하겠지?

이뿐만이 아니야. 내가 믿는 구석이 또 하나 있지. 바로 세계 홍삼 연구의 메카, 한국인삼연구원이야. 이곳은 날 훌륭한 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어. KGC인삼공사가 홍삼 연구개발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거든. 매년 수익의 20%를 투자한대. 140여명의 석·박사 연구원들의 뜨거운 열정도 내가 곧게 자랄 수밖에 없는 이유지.

여기서 질문, 내가 홍삼이 되려면 6년간 잘 자라야 된다고 그랬지? 그럼 토양살이 1년차와 혈기왕성한 6년차의 내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

쉬워. 정말 간단해. 잎자루 개수로 구별하면 되는데, 잎자루는 줄기에 붙어있는 자루 부분이야. 동시에 잎몸을 받치고는 역할을 하지. 다시 말해, 1년생은 한 개의 잎자루, 2년생은 두 개, 3년생은 세 개. 4년생은 말 안 해도 알겠지? 그래, 네 개야. 근데 이때는 열매 채취시기라서 그 줄기만 싹둑 잘라내.

여섯 개의 잎자루를 갖게 된 내 몸의 컨디션은 최고야. 삼 고유의 체형을 고루 갖추면서도 주요 효능 성분인 사포닌, 산성다당체, 아미노당, 미네랄 등을 풍부하게 품고 있는 상태지. 참, 6년생 이후부터는 나의 뿌리 표피조직이 딱딱해진대. 더 이상 잎자루도 자라나지 않아.

토양 속 6년근 인삼의 모습. 여섯 개의 잎자루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천진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토양 속 6년근 인삼의 모습. 여섯 개의 잎자루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천진영 기자

비로소 자격을 갖춘 내가 수삼에서 홍삼으로 변신하는 시간은 단 3일이야. 토양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내 몸은 마르기 시작하거든. 하루 전날 인삼 가공공장에 도착한 나는 목욕(세삼: 수삼을 물로 깨끗이 씻어냄)을 하고 곧바로 뜨거운 찜기(증삼: 세삼 후 증삼기에 투입해 수증기로 쪄서 익힘)로 들어가. 이곳에서 평균 48시간을 버텨야 한대.

드디어 홍삼이 되는 마지막 관문이야. 수분으로 가득 찬 내 몸을 14% 미만으로 잘 말려주는 단계야. 일광건조장에서 자연광과 바람으로 적정한 수분을 맞춰주는 게 관건인데, 이 조건을 갖춰야만 10년을 두고 버틸 수 있는 단단한 홍삼이 될 수 있는 거야.

이후 선별대에서 나의 체형(크기)과 건강 상태(조직) 등을 거쳐 등급이 나눠져. 또 한 번 숙련된 손길을 거치는 거지.

홍삼으로 다시 태어난 나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순수한 모습 그대로인 뿌리삼, 깊고 진한 풍미의 농축액, 사탕이나 캔디 등 기호식품, 음료 제품까지 다양해. 어떤 모습의 나를 가장 좋아하니?

난 훌륭히 성장한 내 모습이 너무 자랑스러워. 화려한 겉모습과 탄탄히 가꿔온 내면까지. 이쯤 되면 알겠지? 내가 왜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지.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지도.

혹여 다 잊더라도 이것만은 꼭 기억해줘. 철저한 계약재배만으로 거둔 6년근 홍삼을 200년에 이르는 노하우와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려인삼창에서 제조해야만 정관장 홍삼으로 불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 기사는 '정관장 홍삼'을 의인화하여 작성한 것.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