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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예상 손실액 계속 증가… 보험가입자 신뢰 잃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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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예상 손실액 계속 증가… 보험가입자 신뢰 잃을수도

지난해 손익 54억원 급락, RBC 비율도 182.02%로 최저 수준… 담당직원 업무상 배임혐의로 494억7300만원 고소 보충서 제출

그래픽=노혜림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노혜림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공시전일 기준으로 회사의 전체 육류담보대출금액은 3804억원이며, 그 일부에 대한 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양생명이 지난해 12월 28일 투자판단과 관련한 중요사항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처음 게재한 내용이다.

동양생명은 이어 올해 1월 2일 자율공시를 통해 “회사의 육류담보대출 관리과정에서 담보물 창고검사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가 발견됐다”며 “육류담보대출에 의해 회사의 손실가능성이 있으며 조사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12월 말 기준으로 회사의 전체 육류담보대출금액은 3803억원이며, 연체금액은 2837억원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생명은 또 올해 3월 10일에는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 공시에서 전체 육류담보대출금액은 3803억원이며 손실금액(충당금)은 3176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동양생명이 투자판단을 위해 공시한 내용은 처음 공시내용에서 점점 육류담보대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양생명이 대출금을 빌려주면서도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피해 규모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검찰 또한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 수사에 나섰고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9월 육류담보대출로 사기를 친 수입률 유통업자와 대출 중개업자, 창고업자 등 45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서울동부지검은 14개 금융회사에 577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수입육 유통업체 워너기업의 대표 정모씨 등 유통업자 10명과 대출 중개업자 심모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사기에 걸려든 금액은 대출금 3803억원이며 검찰이 추정한 피해액 5770억원의 65.9%에 달한다. 동양생명이 예상하는 손실금액은 3176억원이다.

육류담보대출 사기의 피해액 절반 이상이 동양생명에 몰려 있는 데에는 동양생명의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양생명은 뒤늦게 지난 10월 10일 횡령·배임혐의 발생 공시를 통해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해 담당직원의 배임여부에 대한 의혹이 있어 고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동양생명은 이와 관련 업무상배임의 혐의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고소 보충서(혐의발생금액 494억 7300만원)를 제출했다.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사기는 경영을 악화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2181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은 4분기 육류담보대출 사기로 2127억원의 적자를 가져왔고 결국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4억원으로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위험이 닥쳤을 때 보험사의 지불능력을 보여주는 RBC(지급여력) 비율도 지난해 9월 말 252.99%에서 지난해 말 182.02%도 70.97%포인트 급락했다.

동양생명의 운용자산 수익률도 지난해 9월 말 5.9%에서 지난해 말 -1.2%를 기록하면서 실질적으로 운용자산을 깎아 먹은 셈이 됐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금 수익률 면에서는 -8.5%를 기록했다.

동양생명의 올해 운용자산 수익률은 1분기 5.0%, 2분기 4.9%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고금리 육류담보대출 사기의 ‘미끼’에 걸려든 흔적도 엿보이고 있다.

보험사는 보험가입자들이 매달 내는 보험료가 가장 큰 수입원이다. 보험가입자의 신뢰를 잃는 것은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은 보험사 운용자산의 리스크 관리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