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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제강 'KOBELCO 6가지 맹세' 공염불... '日 제조 신뢰' 직격탄 홈피 삭제요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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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제강 'KOBELCO 6가지 맹세' 공염불... '日 제조 신뢰' 직격탄 홈피 삭제요구 봇물

중국선 "신칸센 신뢰 땅에 떨어졌다"... 자국 이익 최대한 도모

고베제강의 부적절한 행위가 발각된 지 불과 1주일 만에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제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슬로건을 무색하게 했다. 자료=고베제강이미지 확대보기
고베제강의 부적절한 행위가 발각된 지 불과 1주일 만에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제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슬로건을 무색하게 했다. 자료=고베제강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고베제강의 부적절한 행위가 발각된 지 불과 1주일 만에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지며 자사의 신뢰는 고사하고 '일본의 제조' 전체에 대한 신뢰를 크게 손상시켰다. 고베제강의 어리석은 잘못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됐을까.

고베제강의 홈페이지(http://www.kobelco.co.jp/)를 열면 늘 변하지 않는 문구가 있다. 'KOBELCO의 3가지 약속'이라는 문구로 메인 페이지 최상단을 장식하고 있는데, 최근 고베제강의 스캔들과는 전혀 반대되는 내용이라 문구를 삭제하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첫 번째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제품,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적혀있으며, 두 번째는 "직원 개개인을 살려 그룹의 협력을 존중한다"라고, 세 번째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라고 명시되어있다.

그리고 세부 사항으로 "우리는 관련 법령과 사내 규칙,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높은 윤리관과 프로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공정하고 건전한 기업 활동을 한다"고 포부를 밝히며, "안전하고 안심적인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에 공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KOBELCO의 6가지 맹세'도 돋보인다. 1. 높은 윤리관과 프로 의식의 철저, 2. 우수한 제품·서비스의 제공, 3. 일하기 쉬운 직장 환경의 실현, 4. 지역 사회와의 공생, 5. 환경에의 공헌, 6. 이해 관계자의 존중"까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없는 격조 높은 내용이다.

여전히 고베제강의 부적절한 문제가 다양한 각도에서 보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령 준수 차원에서 위반한 것이 크지 않았다는데 실낱같은 희망을 걸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순전히 일본 제조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성 추락을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한 발언으로 전 세계 누구의 동의도 구할 수 없게 됐다.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위반이라면 더도 덜도 없이 법적인 죄를 추궁당하는 것으로 일단락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간의 배신행위라는 것으로 확대 해석되면 손해배상 책임 추궁과 함께 업계에서 축출당할 것은 자명하다. 리콜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

현재로서는 두드러지게 목소리를 높이는 기업은 나오지 않았지만, 문제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냉정한 요구를 청구할 기업이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리고 일단 요구가 시작되면 동조하는 기업이 가세하게 되고, 사태는 도미노처럼 번질 것이라는 것도 상정할 수 있다.
계약에 유독 열악한 해외의 반응을 더디지만, 중국은 이미 일본 전체의 제조에 대한 신뢰의 실추로 확대 해석해 "신칸센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강조하며,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도모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힌 형태다. 어쨌든 500개 업체에 대해서 배신행위를 저질렀던 고베제강의 반칙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17일에는 "미국 사법 당국으로부터 관련 자료의 제출 요구를 받은"것에 대해 전 세계 언론이 속보로 전했다. 이제 일본식의 헤아림과 측은지심이 가라앉지 않는 글로벌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서막이었을 뿐, 본격적인 드라마는 이제부터 막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