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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침묵의 빅스비', '애플 시리' 따라 잡을 수 있을까…내년 ‘빅스비 2.0’ 개발해 TV에도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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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침묵의 빅스비', '애플 시리' 따라 잡을 수 있을까…내년 ‘빅스비 2.0’ 개발해 TV에도 탑재

삼성전자가 18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 (Samsung Developer Conference 2017)'을 개최하고 빅스비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18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 (Samsung Developer Conference 2017)'을 개최하고 빅스비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빅스비 성능 향상을 위해 칼을 간다.

삼성전자는 18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 (Samsung Developer Conference 2017)'을 개최하고 빅스비 개선 방향에 대해 밝혔다.
골자는 빅스비 플랫폼 확대와 서드파티 개발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 공개다.

빅스비 1.0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했지만 향후 개발될 빅스비 2.0은 삼성 TV,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홈 가전제품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설계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에 출시되는 삼성 스마트TV에 빅스비를 탑재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앱을 개발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개발자 툴과 지원을 강화한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다양한 파트너, 개발자들이 보다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참여해 수십억개의 삼성 제품과 서비스들을 통해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빅스비비의 응용 앱은 40여개 수준이다.

AI 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아마존은 지난해 6월 자사의 SDK인 알렉사스킬킷트(ASK)를 공개한 후 알렉사와 연동된 앱(스킬)이 폭증했다. SDK 공개 전엔 1000개 수준이던 알렉사 스킬은 현재 2만5000개로 25배 가량 늘어났다.

AI가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다양한 개발자가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론이다. 지난 2008년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3G는 SDK를 공개해 어플리케이션 개발붐을 일으켰다. 일각에선 스마트폰 자체보다 SDK 공개가 더 혁신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의 앱 상점인 ‘앱스토어’는 출시 당시 500개 정도의 앱만 올라와 있었지만 2009년에는 10만개가 넘는 앱들이 등록됐다.
지난 5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빅스비는 현재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명성과 비교하면 빅스비의 평가는 기대 이하다.

출시 6개월이 지난 현재 애플, 아마존 등 경쟁사 AI 비해 낮은 음성 인식률, 뒤처지는 정보검색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원하지 않는 때에 빅스비가 켜져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에 지난 9월에는 빅스비 버튼을 눌러도 실행되지 않도록 하는 ‘빅스비 침묵’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용자들의 빅데이터가 축적돼야 이를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률 확보를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빅스비는 초기 시장 연착륙에 실패하며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의 AI 비서 '시리'가 막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빅스비 개발 업무를 총괄했던 이인종 무선개발1실장(부사장)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현지 연구소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모바일 플랫폼(기반) 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정의석 부사장을 국내로 불러들여 빅스비 개발 전권을 맡겼다.

삼성전자는 “이인종 사장이 빅스비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빅스비는 물론 소프트웨어 전반에 대한 업무를 총괄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업계는 경쟁사에 뒤처지는 빅스비의 성능 개선을 위한 인사 발령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19일 삼성 뉴스룸을 통해 “우리는 다음 지각 변동의 출발점에 있다”며 “향후 지능형 어시스턴트로 더욱 많은 일들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오픈 API, 앱 생태계, 혁신적인 터치UI(유저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스마트폰은 이전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도구가 됐다”며 “삼성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정 부사장이 말처럼 빅스비가 삼성의 품격에 맞는 AI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