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①] ‘굵고 짧았던’ 전성기… 철수 철수 또 철수

공유
6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①] ‘굵고 짧았던’ 전성기… 철수 철수 또 철수

10년 전 매출 1조원을 조금 넘겼던 아웃도어 업계는 급격하게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10년 전 매출 1조원을 조금 넘겼던 아웃도어 업계는 급격하게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철수’, ‘아웃도어의 몰락’, ‘아웃도어 시대 폐막’… 아웃도어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들은 이 외에도 많다. 아웃도어 업계는 5년 전이 전성시대였다. 전 연령층의 패션에 아웃도어가 함께 하는 그야말로 ‘아웃도어 시대’였다. 7조원 규모로 덩치를 키웠던 아웃도어는 그러나 순식간에 내리막로 들어섰다. 아웃도어에 뛰어든 패션업체들은 줄줄이 매출 부진을 겪었고 사업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은 아웃도어 브랜드를 정리했고, 있다고 해도 브랜드 1개 정도이거나 정통 아웃도어가 아닌 스포츠 브랜드, 애슬레저 느낌이 강한 신개념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아웃도어에 부흥기가 다시 올까. 현재로서는 모두 고개를 젓는다. 다만, 아웃도어는 진화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은 3회에 걸쳐 작금의 아웃도어 업계를 살펴보려고 한다.

편집자·주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①] ‘굵고 짧았던’ 전성기… 철수 철수 또 철수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②] ‘아웃도어?’, ‘스포츠?’… 경계가 사라졌다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③] 사공 많아도 ‘아웃도어호’는 산으로 안 간다
아웃도어의 과거를 살펴보려고 하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0년 전 1조원 시장을 조금 넘겼던 아웃도어 업계는 급격하게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패션업계에서도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봤다. 이 사실만으로도 아웃도어 업계가 얼마나 급성장했는지 추측할 수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란 최근 면세점업계에도 사용했을 만큼 가능성이 크고 ‘나가는 것’에 비해 ‘들어오는 것’이 크다는 뜻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일이나 사업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이런 표현을 등에 업었던 아웃도어는 순식간에 패션업계를 호황으로 이끌었다. 2012년 매출이 7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수년간 적게는 25%, 많게는 35%의 성장률도 기록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성장률은 10%대로 떨어졌고 이후 아웃도어 업계는 하락세를 걸었다.

업계는 하락세였지만 아웃도어는 여전히 뜨거운 이슈였다. 많은 패션업체들이 아웃도어 효과를 누리자며 뛰어들었던 것이다. 하락세인 시장을 붙잡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업을 철수하는 업체들은 점점 더 많아졌다.

지난 2014년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급격하게 호황을 누리자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만큼 정리 과정을 한 번 겪고 업체들이 정리돼야 아웃도어 업계가 거품을 빼고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계 내에서도 급성장하면서 무분별하게 사업자들이 늘어난 것에 대해 우려가 컸다는 뜻이다. 당시 아웃도어 브랜드가 다수 생겨나고 브랜드 수입도 많아져 아웃도어 업계가 포화상태로 경쟁이 치열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업체 관계자는 “업계 침체가 계속되면서 브랜드 철수가 잇따르고 시장이 재편됐지만 시장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며 “업계가 탄력을 받아야 하는데 패션 트렌드가 변하면서 정통 아웃도어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많은 업체들은 사업 철수의 아픔을 겪었다. 휠라코리아가 2015년 휠라아웃도어를 철수했고, 같은 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살로몬 아웃도어 사업을 접었다. 패션기업 세정은 피버그린을 웰메이드에 흡수시켰다.

지난해에는 LS네트웍스가 잭울프스킨을, 패션그룹형지가 노스케이프를 철수했고 올해 1월 네파는 세컨 브랜드인 이젠벅을 정리했다.

이랜드그룹은 2014년 버그하우스 사업을 철수했고 스포츠·아웃도어 멀티숍 사업 스포블릭도 론칭 2년 만에 철수했다. 이후 가격 거품을 뺀 아웃도어 SPA ‘루켄’으로 다시 도전했지만 지난해 말 결국 사업을 정리해야 했다.

업체들이 정리된 이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아웃도어 업계가 침체에서 벗어날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현재는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를 필두로 네파, 디스커버리, 밀레, 블랙야크, 아이더, 컬럼비아, 케이투코리아, 레드페이스 등이 업계를 지키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이 빈폴아웃도어,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 LF가 라푸마, 세정이 센터폴, 형지가 와일드로즈로 아웃도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 등 스포츠 브랜드만 운영 중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