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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주회사 체제 변환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황각규 사장이다. 그동안 그룹 내 ‘2인자’로 불렸지만, 지주사 전환으로 신동빈 회장과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그룹 내 최고 경영자로서 롯데지주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황각규 누구? 카리스마+추진력 갖춰… 신 회장 신임
이인원, 소진세 등 정통 ‘롯데맨’과 달리 황 사장은 석유화학을 모태로 그룹 본부에 몸담아왔다. ‘정통 롯데맨’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이 같은 배경은 그간 그룹 내부에서 약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그만큼 보수적인 색채가 덜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황 사장과 신 회장의 인연은 과거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시절부터 시작된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 1979년 입사한 호남석유화학을 통해 롯데그룹의 일원이 된 황 사장은 1990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부임했을 때 부장으로 근무하며 신임을 얻었다. 일본에서 건너올 당시 한국어가 서툴던 신 회장에게 유창한 일본어로 업무를 보고한 일화도 있다.
잇단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전문경영인으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대한화재(롯데손해보험), 케이아이뱅크(롯데정보통신), 두산주류(롯데주류), 바이더웨이(코리아세븐),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 등이다. 최근 신 회장이 발표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쇄신 방안(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도 황 사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신규 출범 4개 BU장, 향후 업무는?
롯데그룹은 올해 2월 ‘뉴롯데’를 위한 조직 개편이 진행했다.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축소하고 △유통 △식품 △화학 △호텔 등 4개 분야의 BU를 신설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BU는 각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관계 계열사 공동 전략 수립, 국내외 사업 추진, 시너지 향상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분(BU)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각 BU의 수장으로는 허수영 사장(화학BU), 이원준 부회장(유통BU), 이재혁 부회장(식품BU), 송용덕 부회장(호텔BU) 등이다. BU 내부 조직·인력은 BU장, 담당임원을 비롯 기획, 재무, 인사, 홍보 담당자 등 총 15~20여명으로 구성됐다. 각 계열사 통합 사업추진, 마케팅 뿐만 아니라 인사, 재무 영역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번 롯데지주 출범으로 Δ호텔·서비스 Δ화학 Δ유통 Δ식품 등 롯데그룹의 4개 BU중 유통과 식품은 일단 지주사체제에 편입되게 됐다. 호텔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지주사가 만들어지게 된 셈이다. 하지만 경영혁신실과 BU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조직 간 갈등 양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