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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AI 이용' 일본은행 총재 표정 분석…정책 예측에 응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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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AI 이용' 일본은행 총재 표정 분석…정책 예측에 응용 가능?

8가지로 분류되는 인간 감정을 점수로 계측해 미세한 변화 도식

도쿄대 출신의 연구자들이 일본은행(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기자회견 영상을 AI 모델을 사용하여 분석하고 금융 정책의 변경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자료=로이터통신이미지 확대보기
도쿄대 출신의 연구자들이 일본은행(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기자회견 영상을 AI 모델을 사용하여 분석하고 금융 정책의 변경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자료=로이터통신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도쿄대 출신의 연구자들이 일본은행(BOJ)의 '금융 정책 결정 회의' 이후에 개최된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기자회견 영상을 인공지능(AI) 모델을 사용하여 분석하고 그 표정과 금융 정책의 변경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최초로 시도된 실험으로 향후 일본은행이 차기 회의에서 통화 정책을 변경할지의 여부에 대한 예측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 시간) 전했다.
이번 연구는 도쿄대학 대학원 '新영역창조과학연구회'에서 실시했으며, 도쿄에서 개최된 인공지능학회(JSAI)의 금융정보과학연구회에서 발표됐다.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인터넷 상에 공개된 일본은행 금융 정책 결정 회의 후 총재의 기자회견 영상을 0.5초마다 스크린 샷 촬영하여 만든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 대상으로 했다.

이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감정 인식 알고리즘 '이모션 API'를 이용하여 기쁨, 중립, 분노, 놀람, 혐오, 경멸, 슬픔, 공포의 8가지로 분류되는 감정을 점수로 계측해 인간으로부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미세한 변화를 도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회견중인 구로다 총재의 감정 점수의 총 합계에서 차지하는 각각의 감정 점수의 비율을 산출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전체적으로는 '중립'의 감정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일본은행이 금융 정책을 변경한다는 발표의 전과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분노'와 '혐오', '슬픔'의 감정 점수에 특징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분석 대상이 된 기간(2015년 10월~2017년 1월) 동안 주요 금융 정책 변경은 2번 있었다. 지난해 1월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같은 해 9월 '수익률 곡선 제어(yield curve control, YCC) 정책'의 도입이다.

그 중 각각의 1회전 결정 회의 종료 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분노'와 '혐오'의 감정 점수가 현저하게 상승했던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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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들의 정책 변경을 결정한 회합 종료 후의 기자회견에서는 '슬픔'의 스코어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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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에 대해 연구회는 "정책을 변경하기 전 회의 회견에서는 구로다 총재 스스로 기존의 금융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미 높아졌고, 그것이 분노와 혐오 카테고리로 분류된 부정적인 감정 점수 상승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책을 실제로 변경한 후 회견에서는 그런 문제가 완화된 데 따른 안도가 슬픔의 감정 점수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연구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도쿄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의 이즈미 키요시 교수는 "과거에 우리가 취급했던 데이터는 거시지표 정도였지만, 지금은 AI의 발전으로 문자나 이미지, 음성 등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그야말로 AI 다운 매우 흥미로운 연구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경제·금융 분야 인사의 이미지에서 표정 점수를 측정하는 선행 연구나 학술 논문은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비즈니스화의 가능성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옐런 의장과 유럽 중앙은행(ECB)의 드라기 총재 등에 대해서도 해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미 운용 회사로부터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