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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하이테크기업 IPO시장 설자리 준다... 중동펀드 등 대형 투자로 시장 황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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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하이테크기업 IPO시장 설자리 준다... 중동펀드 등 대형 투자로 시장 황폐화

규모 커져도 '번거로운 절차 싫어' 비공개 유지

신흥 하이테크 기업들의 신규 주식공개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IPO에 따른 번거로운 절차 때문에 공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신흥 하이테크 기업들의 신규 주식공개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IPO에 따른 번거로운 절차 때문에 공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신흥 하이테크 기업의 신규 주식공개(IPO) 시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동 국가 등의 투자 펀드가 이들 신흥기업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펀드로부터 출자를 받아 자금이 풍부해진 신흥 하이테크 기업은 상장 기업들보다 규모가 커져도 비공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들 기업이 IPO를 꺼리는 이유는 번거로운 IPO 절차 때문이다. 결국 대형 투자 펀드의 자금 유입이 IPO 시장을 황폐화시키는 셈이다.

벤처 캐피탈, IPO 및 인수합병(M&A) 전문가 등이 참석해 지난 주 뉴욕 월가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모두 신흥 하이테크 기업의 IPO 건수가 놀랍게도 적은 것을 화제로 삼았으며, 소프트뱅크 등 거대 자본이 신흥기업의 자금 조달의 구도를 바꾸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적했다.

라이트 스피드 벤처 파트너스의 투자 파트너 니콜 퀸은 "신흥기업이(출자의 공식적인 신청을 담은) 기간 시트 10매 손에 넣은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기업은 스타트업에게 투자하기에 앞서 다양한 조건을 담은 여러 건의 텀시트(Termsheet)를 제안한다. 그리고 텀시트의 대부분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글로벌 지명도가 높은 투자기업에 대한 제안을 감히 거부하지 못하고 순순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상대 회사를 제외한 다른 회사와 협의해서는 안 된다는 배타적 협상에 관한 독점적 권한 조항이 점점 늘어나고 복잡해지게 되면 텀시트 만으로도 충분히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지난 2014년 뮤추얼 펀드 등이 비공개 하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자 IPO 건수가 급감했다는 사실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많은 투자자는 신흥 하이테크 기업이 IPO 이후 거래가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내년 IPO 시장의 전망에도 불투명감을 감돌게 했다. 이에 대해 신흥기업의 자금 조달에 대한 EB익스체인지를 운영하는 래리 앨버커크는 "예전에는 IPO나 M&A를 통해서 자금조달이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제3의 선택 사항'이 생겼다"고 표현했다.
IPO 투자 자문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 캐피탈의 지원을 받은 미국의 첨단 기술 기업 상장 건수는 12건에 불과해 2014년 같은 기간의 27건을 한참 밑돌았다.

익스피디아와 인터액티브코프의 회장으로 오랫동안 M&A를 진행해온 배리딜러는 "비공개 기업에게 대규모 자금 조달을 여러 번 치른 이상 IPO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한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한 상장할 이유가 없다"며, "대형 투자기업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모든 신흥 기업은 자금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월 930억달러(약 105조3225억원)까지 부풀린 곳에 투자 펀드의 모집을 마감한 소프트뱅크는 올해 지금까지 적어도 14건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 중에는 핀테크 소셜오피스(Social Office, 출자액 5억달러)와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30억달러) 등 비공개이지만 이미 가치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이분 주 미국 배차 서비스 우버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 협의도 결정할 전망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