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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료에 빠진 증권가, 시장은 어디로 흘러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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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료에 빠진 증권가, 시장은 어디로 흘러가나

NH투자증권에 이어 KTB투자증권도 평생 무료
부각받지 못하지만 IRP수수료 경쟁도 치열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도움 될지는 지켜봐야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증권가의 무료수수료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돌입했다.

NH투자증권에 이어 KTB투자증권도 평생무료를 선언한 것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이어 브로커리지까지 주요 증권사들이 사실상 수수료 영업을 포기한 듯한 모양새다. 이와중에 대세를 거스르는 역발상 전략을 취한 회사도 나와 눈길을 끈다.
시장은 최근 권성문 회장의 폭행사건 등 돌발성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던 KTB투자증권이 한수를 던진 것으로 본다. 이 회사는 요 근래 업계에서 아예 '개인 대상 영업(리테일)을 포기했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존재감이 작았다. 의미가 없는 수준이던 수수료 수입을 포기하고 고객을 늘리는 전략을 취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평생 무료'는 2개 회사 뿐이지만 사실 브로커리지 수익은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미 포기했다. 대형사 대부분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3년에 달하는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실시했거나 진행중이다.

증권가는 브로커리지 뿐만 아니라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에서도 무료수수료 전쟁에 한창이다. 삼성증권이 계좌운영 및 관리수수료 면제로 포문을 열고 온오프라인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다. 이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도 수수료 무료화를 결정했다.

IRP 시장 자체는 아직 초창기다. 수익률도 높지 않아 아직 투자자의 눈에서 많이 벗어난 상태다. 금투협에 따르면 최근 1년 기준 수익률 최고인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2.89%에 불과하다.

수수료 경쟁이 투자자와 시장을 바꿀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해당사들은 이벤트를 통해 신규 고객이 대폭 증가했으며, 이들로 인한 이익이 크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무료 수수료는 치킨게임일 뿐이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만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식지 않는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무료 수수료가 정말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차라리 수수료를 올려받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몇 명의 업계 관계자에게 몇년간 비슷한 얘길 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최근 이를 실천에 옮기는 회사가 나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이 회사는 ‘이베스트 프라임’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자가 특정 종목에 대해 분석을 요청하면 증권사 직원과 주식투자 전문가, 리서치센터 연구원 등이 의견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면 온라인거래 수수료 대비 약 7배에 달하는 0.1%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양측 누구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무료 수수료일지, 아니면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택할지는 고객의 몫이다. 다른 길을 선택한 플레이어가 '답이 없다'고 여겨졌던 시장에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