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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정감사]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환승센터에 성형외과 유치…공사측 "차별화된 서비스" VS 의사 "감염 우려, 영리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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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정감사]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환승센터에 성형외과 유치…공사측 "차별화된 서비스" VS 의사 "감염 우려, 영리 목적"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조감도. 사진=인천공항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조감도. 사진=인천공항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내년 1월 개항을 앞둔 제2 여객터미널 환승 구역에 성형외과 병원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병원 유치를 두고 “환승하는 여객들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고, 의사들은 “비행에 따른 피로와 면역 기능 저하로 감염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제2터미널 3층 면세구역 서편에 240㎡ 규모의 성형외과 병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내 병원 설치는 외국인 환자 유치와 아시아 허브 공항 도약을 명분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6만4000여 명으로 전년보다 22.7% 증가했다. 이 중 4만8000여 명(11.3%)은 성형외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 일본 방문객은 주로 성형외과와 피부과 병원을 찾았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 인천공항은 별도의 입국절차를 거치지 않는 환승 구역 안에서도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항공편 환승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 동안 간단한 수술이나 시술을 받으라는 것이다.

◇ 공사 측 “환승 고객 서비스 차원” VS 의사들 “감염 우려, 영리목적” 반발

공사 측 관계자는 “현재 제1터미널에도 인하대병원이 존재한다”며 “제2터미널에도 인하대병원은 들어선다. 여기에 성형외과 병원이 추가로 유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차별화된 환승구역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성형외과 입점을 추진했다”며 “영리 목적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공사의 이같은 병원 유치 목적과 달리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성형외과 수술 후 뒤따르는 부작용과 후속 조치에 따른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공문을 통해 “수술 직후 출국하면 대처 방안이 전무하다”며 “수술 후 관리가 필수적인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 환승객 수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의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반발했다.

의료계 관계자 역시 “수술 후 감염 우려나 마취 부작용 등 수술 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환승 구역에서 시술을 받게 되면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부족할 것”이라며 “성형외과 유치는 감염이나 부작용에 대한 후속 조치를 고려하지 않은 의료 영위적인 행위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여객 편의 제공 차원에서 공항 내 내과, 가정의학과 등 병원 입점은 찬성한다"며 ”그러나 성형외과는 수술이나 간단한 시술이라도 감염이나 부작용이 우려돼 환승센터 입점은 무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공사가 제2터미널에 성형외과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관련 규정까지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앞장서서 성형외과 유치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와 기재부는 임대사업체와의 계약 방식을 최고가 입찰제가 아닌 종합평가 심사제 형태로 바꿀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 성형외과 유치를 도운 꼴이 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이전에는 공항 내 의료기관 유치 사례가 없어 관련 규정을 개정했을 뿐”이라며 “의료기관 유치계약은 본래부터 사업 능력과 역량 등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