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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재활용 산업 '쑥쑥'... 전기자동차 수명 지난 배터리 증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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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재활용 산업 '쑥쑥'... 전기자동차 수명 지난 배터리 증가 영향

폐기되는 배터리에서 재자원화 되는 리튬·구리·코발트는 ‘보물’

전기자동차의 붐이 배터리 수요를 늘렸고, 결국 수명이 다한 배터리가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자동차의 붐이 배터리 수요를 늘렸고, 결국 수명이 다한 배터리가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에서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폐기된 텔레비전이나 노트북을 처리해왔던 상하이의 재활용 공장이 새로운 쓰레기 더미를 기다리고 있다.

전기자동차(EV) 붐이 배터리 수요를 늘린 후 수명을 다한 배터리가 증가함에 따라 폐기되는 배터리에서 코발트 니켈 등 유용한 중금속을 자원으로 다시 사용하는 재활용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

2009년부터 EV를 장려하기 시작해 당시 출고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이미 수명을 마쳤고 내년에는 17만t의 리튬 배터리가 폐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EV 시장 규모와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폐 배터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폐기물 처리가 두통거리다. 배터리 폐기물에는 코발트와 니켈, 그리고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으면 수로와 토양을 오염시킬 수도 있는 유해한 잔류물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중국은 리튬 배터리를 유해 폐기물로 분류하지 않는 등 엄격한 폐기물 처리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배터리 폐기물 산업은 중국의 재활용 산업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 EV 메이커 최대 기업인 비야디(BYD)의 왕쳰푸(王传福) 사장은 지난달 폐기되는 배터리에서 재자원으로 활용가능한 리튬과 구리, 코발트는 '보물'이라고 표현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싱크탱크 또한 "중국의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3년까지 310억위안(약 5조2793억원)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국유기업 상하이 진챠오그룹(金桥集団)이 운영하는 재활용 공장은 배터리 폐처리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후 "급증하는 폐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 기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리잉쩌(Li Yingzhe) 매니저가 밝혔다. 동시에 "향후 전기자동차의 수는 부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챠오그룹은 장시(江西) 간펑리튬(赣锋锂业), 선전(深圳) 거린메이(格林美, GEM)와 폐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의 주가는 배터리 재활용 공장에 투자한 이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자동화 배터리 처리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선전 거린메이 주가 또한 1월 이후 60% 이상 상승하고 있으며 간펑리튬의 주가는 올해 200% 이상 급등했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나서기에는 높은 가동비용 등 상당한 장애물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실적은 폐기되는 배터리가 늘어날수록 수익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실 때문이다. "간펑리튬 같은 고성능 재활용 공장을 가진 대기업은 이미 그 혜택을 받고 있다"고 궈진증권(国金証券)은 투자자 노트에서 지적하기도 했다.

비야디(BYD)나 지리자동차 같은 중국 전기자동차 메이커가 주도하는 중국 시장의 EV 판매량은 2016년 50만7000대를 기록하며 연간 성장률 53%를 달성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연간 200만대 판매를, 그리고 2025년까지 자동차 생산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7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전기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재활용 사업자의 야망은 가솔린과 디젤 등 화석화 에너지 차량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 대기오염을 해소하고 석유 수입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한 국가 정책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세계 EV 판매에서 중국이 40% 이상으로 1위를 차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중국의 뒤를 잇고 있다. EV 시장 규모에서도 이미 미국을 앞질렀다.

그리고 EV의 원동력이 되는 리튬 배터리의 생산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1~8월에 2016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67억개의 배터리를 생산했다. 이처럼 급격한 생산 활동을 통해 배터리 및 재활용 같은 관련 사업을 포함해 중국은 글로벌 EV 산업의 지배를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