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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WD, 꼬인 매듭 언제 풀리나… 문제는 SK하이닉스와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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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WD, 꼬인 매듭 언제 풀리나… 문제는 SK하이닉스와 삼성?

SK하이닉스 포함 한미일 연합 매각 인정 안해
도시바 반도체 부사장, 삼성 독주 견제하려면 샌디스크와 협업 필요

지난 24일 임시주총에서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최종 결정한 도시바에 대해 협업 상대인 웨스턴디지털(WD)이 다시 경고장을 날렸다. 내년 3월까지 채무초과 상태를 해결해야 하는 도시바가 'WD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지난 24일 임시주총에서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최종 결정한 도시바에 대해 협업 상대인 웨스턴디지털(WD)이 다시 경고장을 날렸다. 내년 3월까지 채무초과 상태를 해결해야 하는 도시바가 'WD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시바(東芝)와 반도체 사업 협업 관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메모리 한·미·일 연합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법적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간 26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투자자를 위한 전화 회견에서 “우리의 동의 없이 한미일 연합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매각 금지를 요구한 국제중재재판소(ICA) 결정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시바메모리 문제와 관련 7분가량을 할애하며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사모펀드 KKR 연합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도시바 임시주주총회에서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자회사 매각을 확정한 후 최대 과제로 꼽혔던 ‘WD와의 갈등 해소’가 현실화된 셈이다.

당시 아사히신문은 “매각을 결정한 도시바에게 남은 과제는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통과’와 매각을 반대라는 WD와의 화해”라고 지적했다. NHK 역시 도시바메모리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는 것을 반대하는 WD와의 갈등 해소 여부를 매각 작업의 최대 난관으로 꼽았다.

도시바와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에서 NAND형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WD는 제3자 매각은 ‘협업 계약 위반’이라며 지난 5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도시바의 욧카이치 공장 증설 투자를 중지해달라며 추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밀리건 CEO는 도시바의 욧카이치 공장 제6제조동 증설 투자와 관련 “단독으로 투자할 권리는 없다”며 공동 투자를 놓고 협상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질지는 확신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담당자인 나루케 야스오(成毛康雄) 부사장이 지난 13일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고려하면 (WD 자회사) 샌디스크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좋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양사가 욧카이치 공장 공동투자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와 WD의 치열한 법정 싸움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ICA의 판단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완료 목표 시점인 내년 3월 전에 나올 전망이다.

2017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채무초과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도시바는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