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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면세점, 한중봉합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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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면세점, 한중봉합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이유

생활경제부 한지명 기자
생활경제부 한지명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롯데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묘한 상황에 부닥쳤다. 사드 문제로 심한 속앓이를 했던 롯데면세점이 한중관계 해빙무드로 임대료 조정을 요청할만한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인하 협상을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임대료가 감면되지 않는다면 ‘전면철수’하겠다는 강수까지 뒀다. 3기 면세점 입찰 당시 면세점 업황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해 임대료를 과도하게 써낸 것은 잘못이지만, 현재 상황이 더 버틸 수 없을 만큼 악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계약법상 임대료 인하는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던 인천공항공사도 최근 입장을 바꿨다. 정부가 임대료 인하를 용인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만큼 인천공항공사로서도 버틸 명분이 없었다는 추측이 나온다. 양측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12일, 18일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주 진행될 4차 협상 직전까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중관계가 해빙무드를 보이자, 시내 면세점과 공항 면세점을 놓고 롯데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초 유커가 돌아오면 시내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증가하겠지만, 사드 타격을 이유로 배수의 진을 친 인천공항공사에게는 난감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사드 갈등 해소 신호에도 롯데면세점이 표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드 갈등 해소 소식에 면세점 업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불황을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업계 전반에서는 면세점 제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분명 중국의 사드 보복은 면세점업계가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다. 앞으로는 면세점업계가 이러한 ‘돌발 상황’에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시선이다.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이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