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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업계, "사업다각화로 활로 찾아라"... 주택상승 둔화에 토지 공동구매 리스크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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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업계, "사업다각화로 활로 찾아라"... 주택상승 둔화에 토지 공동구매 리스크 줄여

토지판매보다 재고 판매 주력...수익성 최대화 순부채 비율 감소시킬 것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의 공격적인 전략이 다소 후퇴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의 공격적인 전략이 다소 후퇴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고액 채무를 가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공격적인 전략에서 후퇴하고 일부 업체는 업종을 변경해 기존 사업의 지탱 자금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채무 비율을 줄이기 위해 타사와 토지를 공동 구매해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업체 대부분이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더 이상 높은 가격으로 토지를 구입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면 재고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부채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어 토지 매입보다는 재고 판매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최근 다렌완다의 문화관련 개발 프로젝트 지분 91%를 인수하기로 한 융창중국 등 일부 부동산 기업은 토지 매입을 줄이고 이미 건설한 공동 주택 판매에 주력할 태세다. 예전만큼 성장은 못해도 부채 비율을 줄여 안정된 재무구조로 가져간다는 것이다.

융창중국은 "과거 개발이 너무 급속히 진행됐다. 다음 단계는 토지 재고를 줄이고 판매를 늘리는 것"이라며 "수익성을 최대화하여 순부채 비율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260%의 순채무 비율을 2019년 말까지 70%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헝다그룹(恒大集団)도 6월 말 240%였던 순채무 비율을 70%까지 낮출 방침이다. 샤하이쥔(夏海鈞)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황금시대에서 안정기로 이동해 우리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월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은 성장이 저조해 1선 도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짐과 동시에 중소 도시의 가격 상승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당국의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은 융창중국과 헝다그룹의 보수적인 전략을 환영하면서 양사의 주가는 이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 시장에서도 6월 액면가 미달이던 헝다그룹의 2025년 상환채권이 47억달러에 프리미엄까지 붙어 최고치로 팔렸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의 냉정한 시각이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가의 용지 구입을 억제해 위험 분담의 방책으로 공동 구매가 성행하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많은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간파한 S&P 글로벌‧레이팅스는 9월 중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1단계 강등했다. 향후 1년 내에 중국의 부동산 부문 레버리지 비율은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쳐 대폭적인 채무 압축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맥쿼리의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성장은 DNA 속에 각인되어 있다고 해도 토지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져 공동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공동 구매를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재무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컨트리가든 홀딩스(碧桂园控股)가 공동 구매한 토지 비율이 전체 28%에서 50%로 높아졌다는 게 홍콩 증권사 CLSA의 통계에서 확인됐다.

한편 업체 가운데는 본업인 헤지로 다른 분야에 손을 내미는 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완커(万科)는 물류 및 교육 분야에 진출했으며, 웬양그룹(远洋集团)은 해외 벤처사업과 투자로 전환했고, 융창중국은 스마트TV 제조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야거락부동산(雅居楽地产)은 환경보호에서 호텔 영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을 통해 본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안정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