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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PO청약수수료 확산,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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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PO청약수수료 확산, 득일까? 실일까?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IPO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는 가운데 올해 초 도입된 IPO 청약 수수료가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주관한 IPO에서 기관들로부터 받는 청약 수수료는 필수코스가 됐다.하지만 IPO기업에 따라 청약 수수료를 받는 대신 기본수수료는 1% 안팎으로 낮아져 되레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초대형 IPO 잇달아 기관으로부터 청약수수료 도입, IPO기본 수수료는 쥐꼬리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등 강세장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IPO시장에서도 초대어들이 IPO에 나서고 있다.

요즘 IPO시장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기업은 티슈진이다.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신약바이오업체라는 기대감에 대기업 계열사로 프리미엄도 얻으며 하반기 IPO시장의 최대어로 우뚝 솟았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열광적이다. 대표주간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까지 티슈진 공모주 일반청약을 실시한 결과 청약경쟁률은 299.53대 1을 기록했다. 뭉칫돈도 대거 유입됐다.

청약증거금 규모는 약 6조655억원으로 상반기 기업공개시장 최대어인 넷마블게임즈(청약 증거금 7조7650억원) 다음으로 많다.

앞서 진행된 기관대상인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밴드의 최상단인 2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으로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티슈진은 IPO수수료 덤핑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IPO 기본수수료뿐만아니라 청약수수료도 제값을 받은 케이스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티슈진 공모로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짭짤한 IPO 수수료 수익을 올리게 됐다. 적용 IPO 수료율은 3.75%로 근래 진행된 대형IPO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단 수수료의 경우 총인수금액의 3.75% 또는 45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이 적용됨에 따라 배정물량 1012억5000만원(375만)에 대한 인수대가는 약 2.85% 안팎인 29억2500만원을 받는다.

부수입도 있다. 지난 넷마블게임즈 수요예측에서도 도입한 청약수수료를 이번에도 도입했기 때문이다.

대상은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및 해외 기관투자자들로 청약수수료는 납입일에 배정된 금액의 1.0%에 해당한다. 공모주 750만주 가운데 80%가 기관에 배정된 것을 감안하면 청약수수료는 약 16.2억원이 발생한다.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기본 IPO수수료의 적정선을 유지하면서도 청약수수료까지 챙기며 수수료 제값 받기에도 성공한 셈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합리적으로 접근한 것이 주요 요인”며 “시장뿐 아니라 발생사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들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책정 과정서 발생사 입김 세질 수도, 투자자만 난감


이 같은 ‘기본IPO수수료+청약수수료’ 조합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티슈진의 제값 받기는 단발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티슈진의 뒤를 이을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미 IPO 최저가 수수료를 예고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달 17일 공시를 통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6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3만900원~3만5000원이다.

이번 IPO를 통해 확보 예정인 공모자금은 약 2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4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나머지 500억원은 타법인 지분취득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CJ E&M 계열사로 흥행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서는 턱없이 낮은 IPO 기본수수료는 부담이다. 기본수수료는 약 0.81%로 1000억원 이상 공모 규모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청약수수료 1%를 도입할 예정이다.

청약수수료는 수요예측 시 기관투자자로부터 받는 일종의 납입수수료다. 그간 올스톱됐던 청약수수료는 NH투자증권이 넷마블게임즈의 대표주관사를 맡으며 도입했다. 이후 ING생명보험, 셀트리온헬스케어 , 제일홀딩스 주관사 KB증권 등 우량매물에도 적용되는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IPO 사이즈에 관계없이 청약수수료를 제도화한 상황이다.

반면 청약 수수료율을 놓고 시선이 갈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해외증권사만 받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는 받지 않았다”며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이를 정상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역효과도 있다. 규모가 큰 대형 매물일수록 기본수수료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의 주목을 끈 대형IPO의 경우 기본수수료율은 넷마블게임즈 0.75%, ING생명보험 1.00%, 셀트리온헬스케어 0.97%, 제일홀딩스 0.90% 등으로 거의 1% 아래다. 대신 이들 모두 청약수수료를 받으며 최저수준의 기본수수료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IPO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게 아니라 증권사별로 상황에 따라 적용되거나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발생사들이 청약수수료를 내세워 기본수수료 인하를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공모가 책정 과정에서 발행사에 끌려다니며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와 발행사 간 주관사의 역할은 적정공모가로 서로 윈윈하도록 밸류에이션을 조율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기관들에게 청약수수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밸류에이션 책정과정에서 발행사의 입김이 더 세지면 공모가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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