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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파월 시대] 日 외환·금융시장 반응… 엔화 강세 현실로? 엔화환율 114엔대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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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파월 시대] 日 외환·금융시장 반응… 엔화 강세 현실로? 엔화환율 114엔대 턱걸이

월가, 내년 말 엔화환율 111엔대… 엔화 강세 전망
日, 테일러 교수 지명 시 엔화 약세 기조 탈 것

차기 연준 의장에 제롬 파월이 지명되면서 미국 외환·금융시장은 환영을, 일본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내 달러당 118엔 달성을 원하는 일본 외환시장은 엔화 강세 우려에 빠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차기 연준 의장에 제롬 파월이 지명되면서 미국 외환·금융시장은 환영을, 일본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내 달러당 118엔 달성을 원하는 일본 외환시장은 엔화 강세 우려에 빠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 이사가 지명되면서 일본 외환·금융시장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에 신중한 ‘비둘기파’ 파월 지명자가 내년 취임 후 2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 미국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걷힌 반면 일본은 달러 약세로 인한 엔화 매수, 즉 엔화 강세 우려에 빠졌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파월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이라는 것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달러당 114.08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오전 10시께 113엔대 후반으로 떨어졌지만 오후 4시 30분 현재 114엔대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닛케이지수 역시 장 초반 하락세를 극복하고 오후 2시 이후 상승세를 탔다.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9.04포인트(0.53%) 오른 2만2539.12에 장을 마쳤다.

미쓰이스미토모에셋매니지먼트는 “옐런 의장의 정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된다는 의미를 생각하면 금융시장에는 안심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정식 취임 후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외환시장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출구전략으로 달러가치가 점차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본에서는 반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이견을 제기했다.

미즈호증권은 “파월 지명자가 금융긴축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연준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달러는 오히려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의 반응은 다르다. 미국의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 웰스파고는 내년 초 엔화환율이 달러당 113엔 수준, 연말에는 111엔대 중반 정도까지 하락하며 엔화 강세장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만큼 엔화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에 엔화환율이 달러당 118엔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일본 외환시장의 바람과 반대 상황이 연출되자 이제 시장은 아직 공석으로 남은 연준 이사회 자리에 주목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진 중 공석 상태가 3자리”라며 “내년 퇴임하는 옐런 의장까지 합해 4자리에 금융긴축에 적극적인 인물이 지명되면 달러 강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일본 외환·금융시장이 원하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전 재무부 차관)가 부의장이 될 경우 중기적 시각으로 볼 때 연준의 금융정책 방향이 방향을 틀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닛세이기초연구소는 “파월 시대 개막 후 미국·일본 주식시장에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소폭 상승하며 전 거래일 대비 0.1엔 상승한 달러당 114.05엔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장기금리가 하락, 미국의 장기금리까지 하락하며 엔화 매수·달러 매도가 선행했기 때문이다.

이날 미 하원이 발표한 세제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달러 매도를 부추겼다.

엔화 약세장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일본 외환시장이 원하는 대로 테일러 교수가 연준 부의장에 지명돼 엔화가 다시 약세 기조를 탈지 주목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