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배타적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과 세계 경제 회복 등이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CNBC는 “1952년 당선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부터 모두 12명의 전·현직 대통령 중 트럼프 대통령의 증시 성적은 3번째”라며 “1960년대 초반 존 F. 케네디 대통령 당시 S&P500 지수가 26.5%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고 1988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때도 22.7% 올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접전 끝에 당선될 당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만8332.74포인트였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년 후 2만3557.23으로 28.5% 올랐다.
기관 투자자들이 운용 지표로 삼는 S&P 500 지수는 2139.56에서 2590.64로 21.08%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93.48에서 6767.78까지 뛰어오르며 30.3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 8월 1일 백악관 트위터에 “대선 당시 1만8000대였던 다우지수가 오늘 2만2000대가 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며 이후 지수가 더 오르며 당선 1주년인 이날 다우지수 상승률은 민주당 클린턴 집권 2기를 넘어서 전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도에 다우지수는 한때 8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대혼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당선 후 ‘반(反)이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아닌 ‘대규모 감세’와 ‘규제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달러는 강세를, 금리는 상승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린 이유로 글로벌 경제 회복과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를 꼽았다.
특히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알파벳) 등 지수를 대표하는 ‘팡’(FANG) 종목이 초강세를 보이며 나스닥 지수 연간 상승률이 30%를 넘어섰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권 초반에는 기대감이 반영돼 증시 랠리가 이어지지만 4년 임기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 결국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인 감세와 규제완화 실현성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한편 CNN은 당선 1주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7에 불과하다며 59%의 미국인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날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공동 조사·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를 신뢰할 수 없다’는 미국인은 올 4월 58%에서 65%로 7%포인트 늘었다.
취임 후 가장 큰 기대를 모으며 61%의 지지를 받았던 경제 분야 지지율 역시 44%까지 떨어지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