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진행된 국회 연설에서 한미 FTA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통상 문제에 대한 언급도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만 드러냈을 뿐 협정 폐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좋은 협상은 아니다”라며 “현재 우리는 양국 경제관계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행보는 그간 한미 FTA 폐기를 꺼내며 한국을 압박해왔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한미 FTA 폐기 여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FTA 개정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다 FTA 개정 시 국회 비준 문제가 부각될 수 있어 정치권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지난 10월 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FTA 개정에 합의한 후 후속 절차를 빠르게 밟고 있다. 정부는 당장 이달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청회를 열고 한미 FTA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미국산 무기 구입을 늘린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낮춘 이유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이 무기 구입을 늘리면 미국과 한국 간 무역적자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