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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LG생활건강이 사들인 적자기업 태극제약, EBITDA 가치론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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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LG생활건강이 사들인 적자기업 태극제약, EBITDA 가치론 ‘대박’

기업가치 EBITDA/EV 8배수 적용시 591억원 상당 추정… 30배수엔 221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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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태극제약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태극제약을 전격 인수했다.

LG생활건강은 기미·주근깨 치료제 도미나크림으로 유명한 피부외용제 전문기업 태극제약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이 사들인 태극제약의 주식수는 1844만6422주이며 인수가는 445억5395만원이다. 1주당 2415원을 지불한 셈이다.

태극제약의 자본금은 84억6735만원이며 총 주식수가 1693만4700주로 1주당 액면가가 500원이다.

태극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600억원, 영업이익 26억원, 당기순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태극제약의 연도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2010년 12억원, 2011년 13억원, 2012년 12억원, 2013년 13억원, 2014년 16억원, 2015년 3억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 이전까지는 흑자를 보였지만 흑자폭은 그다지 크지 않은 셈이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적자를 보였고 당기순이익이 매년 16억원을 밑도는 태극제약을 액면가의 5배 상당을 지불하며 인수한데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돌고 있다.

태극제약은 1976년 설립되어 피부연고제와 같은 일반의약품을 주로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LG생활건강의 태극제약 인수는 LG그룹 차원에서 제약사를 갖고 싶어하는 의중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의 최대주주는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이며 지분 34.03%인 531만5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LG그룹은 올해 초 LG생명과학을 LG화학으로 흡수합병시켰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과 합병으로 핵심 R&D 및 생산 기술, 상호 시너지를 통해 바이오 사업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미래 지향적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LG그룹은 올해 초 바이오제약사를 LG화학과 흡수합병시켜 제약회사를 없앤 반면 삼성그룹은 적자기업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되고 흑자기반을 다지면서 시가총액 25조원을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태극제약 인수를 통해 더마화장품 경쟁력을 높이고 의약외품·일반의약품 통합 생산기지를 운영하여 생산 및 품질관리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이 태극제약 지분 80%를 446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LG생활건강이미지 확대보기
LG생활건강이 태극제약 지분 80%를 446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LG생활건강

태극제약의 전체 매출은 일반의약품 76%, 전문의약품 24%로 구성되며 일반의약품 매출 중 70%는 피부외용제로 흉터치료, 여드름치료, 화상치료 기능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태극제약의 지분 80%를 확보하게 돼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할 수 있고 나아가 현재의 이사도 해임시킬 수도 있는 완벽한 경영권 장악이 가능하게 됐다.

LG생활건강이 적자기업인 태극제약 인수를 통해 제약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는 점에서 태극제약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이 인수한 태극제약의 기업가치를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방식으로 측정한다면 인수가격을 훨씬 뛰어 넘는다.

태극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억5086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감가상각비는 25억1756만원, 이자수익이 2억3870만원, 이자비용이 25억5505만원에 달했다.

태극제약의 지난해 EBITDA는 73억8477만원 상당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일반적인 업계 평균 EV/EBITDA 8배수를 곱하면 기업가치가 590억7816만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LG생활건강이 사들인 태극제약의 지분 80%의 몫을 곱하면 472억6252만원의 기업가치가 계산된다.

LG생활건강은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지불하지 않고도 27억858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코스피 의약품 업체의 평균 EV/EBITDA 30배수를 곱하면 태극제약의 기업가치가 3.75배가 높아진다.

태극제약의 EV/EBITDA 30배수를 적용한 기업가치는 2215억4310만원이 되며 이 가운데 지분 80%의 몫은 1772억3448만원이 된다.

이 경우 LG생활건강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고도 무려 1327억원 상당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LG생활건강이 적자기업을 인수해 별 이득이 없는 것처럼 보일 듯 하지만 EBITDA를 적용한 가치평가로는 LG생활건강이 ‘대박’을 건진 셈이다.


김대성 기자 kimds@